토요일에 출근하면 때때로 몸이 묶인 채 일하는 거 같다.
다른 업체들은 대체로 쉬는 날이니까 연락을 하기도 애매하고, 교대근무라 절반의 직원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결국 혼자할 수 있는 일들만 한다.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보조하고,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메모해야 할 내용들을 적어두고.
오전행사가 있어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오후 서너시쯤 되면 '월요일에 해야 할 일'에 하나 둘 to do list를 적게 되는 토요일.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
어제 만나고 나서 못다한 얘기가 있다고 생각했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떤 말들인가가 맴돌았다.
하지만 아침에 정신없이 출근하고 오전을 바쁘게 보내고 나니 뭘 써서 보내고 싶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중요한 얘기였던 거 같은데..
생각나는 건 그 때 그 때, 묵히지 말아야 하나보다.
말로 휘발시켜버리지말고, 어딘가에 기록하면서.
책상 위에 놓인 치자나무도 곧 꽃을 피울 듯하다.
봄이 어서 왔으면.
따뜻한 날이 되면 마음도 조금은 여유로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