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2017/06 +1

일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17. 6. 11. 15:26

오랜만에 블로그.

블로그는 네이버가 대세가 아닌가 하고 네이버 블로그를 뒤적거려보았으나

그래도 익숙한 티스토리가 편하게 느껴진다.

휴면계정을 해제하고 4-5년 전 기록들을 슬쩍 보니 낯설고 익숙하다. 응?


한 달 전부터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몇 개의, 우연인듯 필연인 사건들이 있었고 

그래서 약간 충동적으로 시작했는데 나름 도움이 된다.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않으려 노력 중이고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연습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삐뚤어진 나의 마음은

상담 선생님이 '00님은 좋은 점이 많은 사람이에요. 여기 보세요, 이런 것도 저런 것도...블라블라'

라고 말씀하시는데

'선생님의 그런 말들도 메뉴얼대로 내담자를 위로하는 말로 들려요'라고 말한다.

상담 선생님은 내가 상위인지능력이 있지만 그걸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단순한 건 단순하게, 복잡한 것은 복잡하게 받아들이고 생각을 처리해야 하는데, 단순한 것조차 복잡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이 대체로 부정적인 결과로 향해 간다고..

나는 그런 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나를 관찰하고 있는 전문가에 의해 그런 얘기를 들으니 좀더 명확해지는 느낌이다.

선생님은 내가 성장욕구가 강한 사람이라고 했다. 계속해서 나아지고 싶기 때문에 우울하기도 하지만, 또 그래서 점점 좋아질 거라고.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일단 "리츄얼"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단순한 사고로의 전환을 위해 삶부터 단순하게! 규칙을 만들고 지키려고 노력하는데 집중하는 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3-4월간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꼬박꼬박 집밥을 해 먹는 루틴함이 만들어졌는데

먹고 치우고 냉장고의 재료들을 파악하는 행위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데 힘을 주었던 거 같다. 

거기다 냉장고에서 썩어나가는 재료가 없어졌다는 것도 큰 기쁨.

 

존그리샴이 공개한 글쓰기 비법에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분량을 예외없이 쓰는 것'이 있었다. 

몸이 무언가에 익숙해지는데는 최소 백일은 걸린다. (1년 2년이 걸릴 때도 있다.)

아이를 키우고 운동을 시작하며 더더욱 절실히 깨닫는 것들.

어느날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 일필휘지로 글을 술술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규칙과 약속, 그리고 내 스스로 잘 한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걸 깨닫는데 참 오래 걸렸지만)

나를 위해 규칙을 만드는 것을 우선순위에 놓으려고 한다.

타인에게 사랑받으려는 마음이, 타인을 위한 일부터 하게 했고, 실제로 그 일들 덕분에 뿌듯했고 행복했다.

이제 나도 그렇게 예뻐해줘야지. 


블로그에 글쓰기도 노력의 일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