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 투표?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7. 12. 20. 18:30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것에 대해 말이 많은 것 같다.
열정적이고 세상을 바꿔야 할 20대들이 최소한의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대부분인 듯하다.
그치만 좀 우습다고 생각한다.
투표는 권리지 의무도 아닌데다가
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찍어야 한다, 투표 안 한사람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말할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건 투표가 내 의견을 사회에 개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누군가가 말했듯이 투표는 그야말로 가장 '손쉬운' 방법일 뿐이다.
주관식도 아니고 놓여진 선택지 중에 그나마 나은 놈을 찍는, 하루에 몇 분만 투자하면 되는 손쉬운 정치참여.
투표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다른 일들에는 입 닫고 아무 행동도 안 하던 사람들이 투표 한 번 했다고 투표 안 한 20대들을 싸잡아 욕하는 건 우습다.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정치참여도 할 수 없다는 것도 우습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됐으니 이 사회가 더 나빠지고 각박해질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누가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좋아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대통령 한 명이 세상을 나쁘게 바꿀 수 있을지는 몰라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 화가 났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투표하지 않은 20대들을 욕하는 그 사람들이, 앞으로 그의 임기 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행동을 하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열정적이고 세상을 바꿔야 할 20대들이 최소한의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대부분인 듯하다.
그치만 좀 우습다고 생각한다.
투표는 권리지 의무도 아닌데다가
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찍어야 한다, 투표 안 한사람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말할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건 투표가 내 의견을 사회에 개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누군가가 말했듯이 투표는 그야말로 가장 '손쉬운' 방법일 뿐이다.
주관식도 아니고 놓여진 선택지 중에 그나마 나은 놈을 찍는, 하루에 몇 분만 투자하면 되는 손쉬운 정치참여.
투표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다른 일들에는 입 닫고 아무 행동도 안 하던 사람들이 투표 한 번 했다고 투표 안 한 20대들을 싸잡아 욕하는 건 우습다.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정치참여도 할 수 없다는 것도 우습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됐으니 이 사회가 더 나빠지고 각박해질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누가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좋아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대통령 한 명이 세상을 나쁘게 바꿀 수 있을지는 몰라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 화가 났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투표하지 않은 20대들을 욕하는 그 사람들이, 앞으로 그의 임기 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행동을 하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대선 단상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7. 12. 19. 22:34
몇 달간 시끌거리던 대선이 드디어 끝났다.
누군가의 말처럼 누가되든 뭐 그리 크게 달라질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안 됐음 싶은 마음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다.
아침부터 4시간의 힘든 촬영을 마치고 인천에서 집으로 가는 길
투표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졸립기도 엄청 졸립고, 며칠 집에 안 들어간 짐에, 카메라에 삼각대에, 얇은 옷, 추레한 몰골 등은
사람들로 벅적거릴 것이 뻔한 시내에 가기 싫은 여러가지 요인이었지만
촬영이라도 하자, 하는 굳고도 훌륭한 마음으로 선거 장소에서 내렸다.
투표용지를 받아들고도 도대체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정말 용기있게 너네 다 싫다- 하고 짱돌을 들자- 라도 적어놓고 나와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약해진 마음에 '비난적 지지'를 택하고 말았다.
투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낮았던 오늘,
대학로 거리는 젊은 인파들로 넘쳐났고
나는 종종 들르는 커피숍에서 잠깐 잠을 청했다. 마음이 피곤했다.
이번 선거는 평가의 선거다.
앞으로 잘 할 후보를 뽑는다기 보다 지금까지의 정권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에 대한 평가.
그 평가의 날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으로 표시됐다는 것은 안습이지만
그만큼 사람들은 질려버린 것이다.
나름대로 진보쪽에 기울어 있었던 서울조차 50%가 넘는 지지를 이명박에게 바친 것을 보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를 지지한다는 사람들은 40%가 넘었다.
예전에 비폭력 대화 워크샵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얘기는 수단을 나의 욕구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돈은 수단이고, 그 돈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근본적인 욕구다. 돈은 방에 쌓아놓고 싶은 것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안정적인 공간에서 생활 할 수 있고, 여유있게 웃을 수 있고, 뭔가 배울 수 있는 내 삶을 위해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그 이름도 지겨운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돈을 목적으로 만드는데 너무나 주력하고 있고, 그게 우리에게도 꽤나 먹혀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선거다.
정동영은 그래도 30% 가까운 득표를 했으니 또 당을 차리네 어쩌네 특검을 해서 재수사를 하고 재선거를 하네 어쩌네 나리를 칠테지.
권영길, 그 3%도 안 되는 지지율이 그에게 향한 것도 아니요, 민노당 자체를 향한 것도 아닌 '비난적 지지'라는 데에도 반성해야 할 거다.
1%도 안 나온 이인제는 이제 제발 닥치고 꺼져야 할 거고
문국현은 그 정도 지지율 가지고 당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정당정치 자체를 다 없애버리겠다던 허경영은 뭘 할지- 유일하게 궁금한 후보.
오늘 투표소 앞에서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을 한참 찍었다.
오가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투표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 종로구였지만
그래도 대충 잠바 입고 츄리닝 입고 나온 사람들이 어째 좀 너무 훈늉한 거 같아서 ㅎ
여하튼 끝났으니 이제 뉴스 끄고 살아야지.
누군가의 말처럼 누가되든 뭐 그리 크게 달라질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안 됐음 싶은 마음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다.
아침부터 4시간의 힘든 촬영을 마치고 인천에서 집으로 가는 길
투표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졸립기도 엄청 졸립고, 며칠 집에 안 들어간 짐에, 카메라에 삼각대에, 얇은 옷, 추레한 몰골 등은
사람들로 벅적거릴 것이 뻔한 시내에 가기 싫은 여러가지 요인이었지만
촬영이라도 하자, 하는 굳고도 훌륭한 마음으로 선거 장소에서 내렸다.
투표용지를 받아들고도 도대체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정말 용기있게 너네 다 싫다- 하고 짱돌을 들자- 라도 적어놓고 나와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약해진 마음에 '비난적 지지'를 택하고 말았다.
투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낮았던 오늘,
대학로 거리는 젊은 인파들로 넘쳐났고
나는 종종 들르는 커피숍에서 잠깐 잠을 청했다. 마음이 피곤했다.
이번 선거는 평가의 선거다.
앞으로 잘 할 후보를 뽑는다기 보다 지금까지의 정권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에 대한 평가.
그 평가의 날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으로 표시됐다는 것은 안습이지만
그만큼 사람들은 질려버린 것이다.
나름대로 진보쪽에 기울어 있었던 서울조차 50%가 넘는 지지를 이명박에게 바친 것을 보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를 지지한다는 사람들은 40%가 넘었다.
예전에 비폭력 대화 워크샵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얘기는 수단을 나의 욕구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돈은 수단이고, 그 돈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근본적인 욕구다. 돈은 방에 쌓아놓고 싶은 것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안정적인 공간에서 생활 할 수 있고, 여유있게 웃을 수 있고, 뭔가 배울 수 있는 내 삶을 위해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그 이름도 지겨운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돈을 목적으로 만드는데 너무나 주력하고 있고, 그게 우리에게도 꽤나 먹혀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선거다.
정동영은 그래도 30% 가까운 득표를 했으니 또 당을 차리네 어쩌네 특검을 해서 재수사를 하고 재선거를 하네 어쩌네 나리를 칠테지.
권영길, 그 3%도 안 되는 지지율이 그에게 향한 것도 아니요, 민노당 자체를 향한 것도 아닌 '비난적 지지'라는 데에도 반성해야 할 거다.
1%도 안 나온 이인제는 이제 제발 닥치고 꺼져야 할 거고
문국현은 그 정도 지지율 가지고 당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정당정치 자체를 다 없애버리겠다던 허경영은 뭘 할지- 유일하게 궁금한 후보.
오늘 투표소 앞에서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을 한참 찍었다.
오가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투표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 종로구였지만
그래도 대충 잠바 입고 츄리닝 입고 나온 사람들이 어째 좀 너무 훈늉한 거 같아서 ㅎ
여하튼 끝났으니 이제 뉴스 끄고 살아야지.
두통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7. 12. 19. 01:05
며칠째 비슷한 강도의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시달린다는 표현이 맞을까 싶기는 하지만 이 지끈지끈한 기분은 머리 마사지나 맑은 공기 마시기 정도로는 잘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원인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내 삶이 피폐함이 느껴진다.
몇 년간 아픈데도 뽑지 않고 있는 사랑니? 컴퓨터만 4대인 공간에서의 생활? 과식? 담배? 안 씻음? 대선?
원인 자체가 피폐하다기보다 해결할 수 있는 원인이라는 것이 피폐하다.
며칠 전에는 치과에 가는 꿈을 꿨는데 치과 의사가 나보고 이렇게 될 때까지 왜 치과에 오지 않았느냐며 타박했다. 심지어 나는 이를 안 닦고 치과에 가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는 간호사의 타박도 함께 들어야 했다. 결국 내가 치과에서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물리적인 아픔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인 것이다. ㅋㅋ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들은 물을 많이 마시기만 해도 그 지수가 많이 낮아진다고 한다.
스펀지에서 그 내용을 본 직후 나는 하루 2리터 물 마시기에 도전 중이다.
나처럼 물을 안 마시던 인간에게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플라시보 효과처럼 물을 마실 때마다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낀다. 아놔 난 정말 단순한 인간인듯-
며칠을 함께 보내고 있는 윤옥과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빈틈을 보여도 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천지차이다. 요즘 나의 빈틈은 흐르고 넘쳐서 그것을 숨기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때로 배려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은 종종 타인에게 강요를 하게 되는데, 그런 순간들을 견디기 점점 어려워 짐을 느끼고 있다. 당신에게 좋다고 해서 나에게까지 좋은 건 아니라고! 하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런 것들이 눈에 띠는 것은 결국 내가 그런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배려가 진정한 배려인 것을.. 열심히 배려랍시고 해 놓고 상대가 몰라주거나 오해하면 서러워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성폭력 가해자의 모습을 닮았다.
으 머리야..
심지어 내일은 대선이다.
옳지 않은 후보들 10명 가운데 한 사람을 찍어야 한다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그렇다고 무효표를 찍으려니 이름도 올리기 싫은 명태가 될까봐 머리가 터지겠다.
어- 깅왔다 잇힝
원인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내 삶이 피폐함이 느껴진다.
몇 년간 아픈데도 뽑지 않고 있는 사랑니? 컴퓨터만 4대인 공간에서의 생활? 과식? 담배? 안 씻음? 대선?
원인 자체가 피폐하다기보다 해결할 수 있는 원인이라는 것이 피폐하다.
며칠 전에는 치과에 가는 꿈을 꿨는데 치과 의사가 나보고 이렇게 될 때까지 왜 치과에 오지 않았느냐며 타박했다. 심지어 나는 이를 안 닦고 치과에 가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는 간호사의 타박도 함께 들어야 했다. 결국 내가 치과에서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물리적인 아픔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인 것이다. ㅋㅋ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들은 물을 많이 마시기만 해도 그 지수가 많이 낮아진다고 한다.
스펀지에서 그 내용을 본 직후 나는 하루 2리터 물 마시기에 도전 중이다.
나처럼 물을 안 마시던 인간에게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플라시보 효과처럼 물을 마실 때마다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낀다. 아놔 난 정말 단순한 인간인듯-
며칠을 함께 보내고 있는 윤옥과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빈틈을 보여도 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천지차이다. 요즘 나의 빈틈은 흐르고 넘쳐서 그것을 숨기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때로 배려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은 종종 타인에게 강요를 하게 되는데, 그런 순간들을 견디기 점점 어려워 짐을 느끼고 있다. 당신에게 좋다고 해서 나에게까지 좋은 건 아니라고! 하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런 것들이 눈에 띠는 것은 결국 내가 그런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배려가 진정한 배려인 것을.. 열심히 배려랍시고 해 놓고 상대가 몰라주거나 오해하면 서러워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성폭력 가해자의 모습을 닮았다.
으 머리야..
심지어 내일은 대선이다.
옳지 않은 후보들 10명 가운데 한 사람을 찍어야 한다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그렇다고 무효표를 찍으려니 이름도 올리기 싫은 명태가 될까봐 머리가 터지겠다.
어- 깅왔다 잇힝
라면과 고민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7. 12. 10. 02:18
이 밤에 졸린데 잘 수가 없다.
할 일 모두 미루고 일찍 자야지 하며 뒹굴뒹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화질이나 하였건만!
잘 수가 없다.
왜냐하면 12시 넘어 라면을 처 먹었기 때문이다.
속이 막 더부룩하다.
라면을 손수 끓여주신 어머니는 이 글을 보면 좌절하겠지만 여하튼 상태 뷁.
아까 라면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 봤다.
나는 5월부터 대략 육고기를 단식하는 방법으로 채식지향주의적 식사를 하고 있다.
매년 시도했지만 늘 실패하고 말았던 채식지향은
5월에 한약을 먹으면서 자연스레 단절되었던 몇 가지 고기류와 술 덕분에 꽤나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다.
마침 그 시기에 '프랑켄슈타인은 고기를 먹지 않았다'를 읽었고
채식과 여성주의에 대한 고민을 이리저리 굴려보면서
다른 사람들이 왜 채식을 하는 지를 물을 때 대답할 거리를 준비하곤 했다.
뭐 별로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혹은 내가 부끄러운 자리였기 때문에 진지하게 말해본 적은 별로 없었다만.
그 고민들은 내 본성(?)과 혹은 나의 소샬 포지션(?) 등과 여러 번 부딪히곤 했다.
채식지향을 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때때로 불편했다.
몇몇 친구들은 일부러 나를 배려해서 고기가 없는 식단을 선택했는데
원래 밥 먹을 때 결정권 같은 거 가지는 걸 싫어하는 나는 그 과정이 때로 부담스러웠다.
은근 말도 안 되는 착한 여자 컴플렉스 같은 게 작동하여 '나 때문에' 어떤 선택이 영향을 받는 것이 미안하다는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난 괜찮으니 아무데나 가자고 한 적도 많다. 물론 착한 동료들은 그런 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고기가 없는 식당을 가곤 했지만.
또 하나는 이미 만들어진 음식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나는 음식을 만드는 것도 먹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가 채식지향을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자본주의적 식사에 대한 거부권 행사이다. 예를 들면 자본이 자기 입맛에 맞게 만들어 놓은 음식을 -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같은, 물론 이 사회에 그렇지 않은 음식이란 별로 없겠지만 - 먹지 않을 선택권을 내가 쥘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체로 그런 음식을 거부하고 최대한 내가 음식을 생산하는 경우 매우 유효한 선택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김밥을 먹는다고 하면.
여럿이 같이 먹기 위해 천원짜리 김밥을 사왔을 경우 나는 종종 햄을 빼고 김밥을 먹는 이상한 '편식'의 행태를 취해야 한다. 이것은 자본주의적 식사를 거부하는 것도 아니요, 생산적 채식 지향의 태도도 아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는 이런 상황에 많이 부딪히게 된다. 야채카레를 시켰는데 이미 카레 소스안에 고기가 들어 있는 경우나 국물요리에도 이미 고기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마나 나의 선택은 늘 '편식'이었던 것이다.
이런 채식지향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그런 식사를 할 때마다 갸우뚱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식사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아직은. 급급.
그리고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맛대맛 같은 거 보면서 료리 연구하고 저거 한 번 만들어 먹어보자 하면서 흥미로워했는데, 얼마 전에 그 비슷한 어떤 프로그램을 보다가는 매우 불편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해산물과 생선 등으로 만드는 음식에 관한 리포트였는데 살아있는 생물들이 그저 '음식 재료'로서 배가 갈리고 산 채로 튀겨지는 행위들이 너무나 즐겁게 티비에 나오고 있었다. 예전에는 나도 그것을 그냥 음식의 일부로 보고 오호라, 했겠지만 그걸 보던 순간에는 정말 불편했다. 그렇다고 내가 그 음식이 된 거 같은 기분이 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여하튼.
또 책에서 여성성을 가진 동물의 이중학대라는 부분을 보면서 달걀과 우유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젖을 짜내고 알을 낳는 것이 노동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 좀 끔찍해졌달까. 그래도 여전히 달걀은 잘 쳐 먹지만-_-
뭐 이런저런 고민들 끝에...
방금 라면을 먹으면서도 생각했다.
사실 라면을 먹은 건 배가 고파서라기보다는 정말 라면이 먹고 싶어서였는데
이건 매우 자본주의적 소비행태인 것이다. 소비를 위한 소비.(게다가 라면 국물은 다량의 동물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번에 애인님과 나의 채식지향 식사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대량 생산되는 음식을 거부하는 차원에서 채식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라면은 대량 생산의 대표님이시다.
거기다 그 간편함 때문에 더욱 더 음식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 따위는 없으니까.
결국 라면을 끊어야 하는 것인가.
정말 쓸데없이 긴 글이다.
다 배가 더부룩한 탓이다.
오밀조밀한 고민들이 더 필요하다.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는 자본주의 뷁.
할 일 모두 미루고 일찍 자야지 하며 뒹굴뒹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화질이나 하였건만!
잘 수가 없다.
왜냐하면 12시 넘어 라면을 처 먹었기 때문이다.
속이 막 더부룩하다.
라면을 손수 끓여주신 어머니는 이 글을 보면 좌절하겠지만 여하튼 상태 뷁.
아까 라면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 봤다.
나는 5월부터 대략 육고기를 단식하는 방법으로 채식지향주의적 식사를 하고 있다.
매년 시도했지만 늘 실패하고 말았던 채식지향은
5월에 한약을 먹으면서 자연스레 단절되었던 몇 가지 고기류와 술 덕분에 꽤나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다.
마침 그 시기에 '프랑켄슈타인은 고기를 먹지 않았다'를 읽었고
채식과 여성주의에 대한 고민을 이리저리 굴려보면서
다른 사람들이 왜 채식을 하는 지를 물을 때 대답할 거리를 준비하곤 했다.
뭐 별로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혹은 내가 부끄러운 자리였기 때문에 진지하게 말해본 적은 별로 없었다만.
그 고민들은 내 본성(?)과 혹은 나의 소샬 포지션(?) 등과 여러 번 부딪히곤 했다.
채식지향을 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때때로 불편했다.
몇몇 친구들은 일부러 나를 배려해서 고기가 없는 식단을 선택했는데
원래 밥 먹을 때 결정권 같은 거 가지는 걸 싫어하는 나는 그 과정이 때로 부담스러웠다.
은근 말도 안 되는 착한 여자 컴플렉스 같은 게 작동하여 '나 때문에' 어떤 선택이 영향을 받는 것이 미안하다는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난 괜찮으니 아무데나 가자고 한 적도 많다. 물론 착한 동료들은 그런 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고기가 없는 식당을 가곤 했지만.
또 하나는 이미 만들어진 음식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나는 음식을 만드는 것도 먹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가 채식지향을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자본주의적 식사에 대한 거부권 행사이다. 예를 들면 자본이 자기 입맛에 맞게 만들어 놓은 음식을 -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같은, 물론 이 사회에 그렇지 않은 음식이란 별로 없겠지만 - 먹지 않을 선택권을 내가 쥘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체로 그런 음식을 거부하고 최대한 내가 음식을 생산하는 경우 매우 유효한 선택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김밥을 먹는다고 하면.
여럿이 같이 먹기 위해 천원짜리 김밥을 사왔을 경우 나는 종종 햄을 빼고 김밥을 먹는 이상한 '편식'의 행태를 취해야 한다. 이것은 자본주의적 식사를 거부하는 것도 아니요, 생산적 채식 지향의 태도도 아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는 이런 상황에 많이 부딪히게 된다. 야채카레를 시켰는데 이미 카레 소스안에 고기가 들어 있는 경우나 국물요리에도 이미 고기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마나 나의 선택은 늘 '편식'이었던 것이다.
이런 채식지향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그런 식사를 할 때마다 갸우뚱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식사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아직은. 급급.
그리고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맛대맛 같은 거 보면서 료리 연구하고 저거 한 번 만들어 먹어보자 하면서 흥미로워했는데, 얼마 전에 그 비슷한 어떤 프로그램을 보다가는 매우 불편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해산물과 생선 등으로 만드는 음식에 관한 리포트였는데 살아있는 생물들이 그저 '음식 재료'로서 배가 갈리고 산 채로 튀겨지는 행위들이 너무나 즐겁게 티비에 나오고 있었다. 예전에는 나도 그것을 그냥 음식의 일부로 보고 오호라, 했겠지만 그걸 보던 순간에는 정말 불편했다. 그렇다고 내가 그 음식이 된 거 같은 기분이 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여하튼.
또 책에서 여성성을 가진 동물의 이중학대라는 부분을 보면서 달걀과 우유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젖을 짜내고 알을 낳는 것이 노동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 좀 끔찍해졌달까. 그래도 여전히 달걀은 잘 쳐 먹지만-_-
뭐 이런저런 고민들 끝에...
방금 라면을 먹으면서도 생각했다.
사실 라면을 먹은 건 배가 고파서라기보다는 정말 라면이 먹고 싶어서였는데
이건 매우 자본주의적 소비행태인 것이다. 소비를 위한 소비.(게다가 라면 국물은 다량의 동물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번에 애인님과 나의 채식지향 식사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대량 생산되는 음식을 거부하는 차원에서 채식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라면은 대량 생산의 대표님이시다.
거기다 그 간편함 때문에 더욱 더 음식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 따위는 없으니까.
결국 라면을 끊어야 하는 것인가.
정말 쓸데없이 긴 글이다.
다 배가 더부룩한 탓이다.
오밀조밀한 고민들이 더 필요하다.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는 자본주의 뷁.
일주일의 씨퀀스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7. 12. 9. 04:40
S#1
오랜만에 사진을 찍었다.
오래된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두리번두리번-
어쩌다 사진 같은 걸 좋아하게 된 걸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진 찍는 건 참 좋다.
싹둑 잘라내버리고 싶은 세상 속에 살아서 그런가?
우연찮게 함께 사진을 배웠던 오래된 친구랑
그 시절 자주 가던 술집에 가서 수다를 떨고
크크큭- 그게 벌써 5년도 더 지난 일이야, 라며 세월 빠름을 한탄했다.
둘 다 그 때 미처 다 쓰지 못한 인화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또 킥킥.
디벨로퍼며 픽스며 이제 순서도 시간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그 시절 지나던 길목 정도가 아련히 기억날 뿐.
S#2
한 친구가 자기가 쓴 소설을 보여주었다.
+_+
재미있다.
아니, 사실은 좀 질투가 났다.
재주 많은 사람들이 부럽다.
아니, 그 열정이, 그것에 '재미'를 느끼는 그 순간이 더 부러웠다.
글을 잘 쓰려고 아둥바둥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자체가 주는 매력,
그것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나는 또 잊고 살았다.
그 녀석은 아직 그걸 알고있다.
부러운 자식.
나는 데면데면하게, 또는 냉정해보이게 수정할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사실 수정 같은 건 별로 필요 없어 보였다.
간만에 받은 자극.
S#3
내가 참 좋아하는 후배들이 같이 놀러갈 사람에 날 당첨시켰다고 전화를 했다.
어찌나 반가운지 ㅎ
좋아하는 사람들을 잘 만나지 못하는 내 삶을 생각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작업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
반이다 친구들과 함께 할 고민이지만
-원래 이 바닥이 그래
같은 결론은 정말 싫다. 그런 말 하는 사람도 싫고.
우리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실제 안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여유, 라는 것은 경제적인 것으로부터 나오기도 하지만 안 그런 경우도 많으니까, 뭐.
희망을 갖고 살련다. 케헴
S#4
반이다 집들이랍시고 저녁을 만들면서 간만에 료리를 했다.
깜이 떨어져서 튀김옷을 제대로 못 입히는 실수를 하기도 햇지만
훌륭한 손님들은 그저 맛나게 드시었다.
난 요리하는 게 좋고 재미나다.
그러고보니 난 좋아하는 일이 많네?
집을 깨끗이 하고 종종 해 먹어야지 하고 생각은 하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않다.
그래서 동생님이 십만원을 걸고 제의한 청소를 수락하기로 했다. ㅎㅎ
S#5
엄마가 선물 보따리를 안고 귀국했다.
그녀에게는 여러모로 특별한 한 해.
멋진 마무리가 되었길.
애인님은 술을 조낸 드시고 애교를 만땅 부리셨다.
사랑을 노래하는 그가 귀엽긴 하지만
이럴 때마다 왜 나랑은 술을 안 먹는지 의문이 생긴다.
꼭 이런 애교를 나는 왜 전화로만 들어야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
S#6
사실 씬 넘버는 아무 의미가 없지만 지난 주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은
room & roomer 에서의 수다였다.
바르르르르- 떨리는 눈꺼풀과 함께 ㅎ
여유로운 시간이 간절한가 보다. 요즘의 나는.
그러고보니 조금 전 질질 울면서 본 무한도전도 참 좋았고나.
도전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춤을 추고 싶어졌다. 원투쓰리 차차차-
그러고보니 탱고가 듣고 싶어서 그그제에는 오랜만에 고가의 수입앨범도 질르셨다.
하지만 후회없는 선택이었다는 거! 음악이 진짜 좋았다는 거!
내가 산 앨범에 있는 건 아니지만, 뮤직비디오가 재밌다 +_+
씬 7번은 낼 집회가서 만들테다.
일요일 2시에 이주노동자 단속에 대한 항의 집회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있답니닷!
관심 있으신 분들은 컴온컴온
오랜만에 사진을 찍었다.
오래된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두리번두리번-
어쩌다 사진 같은 걸 좋아하게 된 걸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진 찍는 건 참 좋다.
싹둑 잘라내버리고 싶은 세상 속에 살아서 그런가?
우연찮게 함께 사진을 배웠던 오래된 친구랑
그 시절 자주 가던 술집에 가서 수다를 떨고
크크큭- 그게 벌써 5년도 더 지난 일이야, 라며 세월 빠름을 한탄했다.
둘 다 그 때 미처 다 쓰지 못한 인화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또 킥킥.
디벨로퍼며 픽스며 이제 순서도 시간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그 시절 지나던 길목 정도가 아련히 기억날 뿐.
S#2
한 친구가 자기가 쓴 소설을 보여주었다.
+_+
재미있다.
아니, 사실은 좀 질투가 났다.
재주 많은 사람들이 부럽다.
아니, 그 열정이, 그것에 '재미'를 느끼는 그 순간이 더 부러웠다.
글을 잘 쓰려고 아둥바둥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자체가 주는 매력,
그것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나는 또 잊고 살았다.
그 녀석은 아직 그걸 알고있다.
부러운 자식.
나는 데면데면하게, 또는 냉정해보이게 수정할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사실 수정 같은 건 별로 필요 없어 보였다.
간만에 받은 자극.
S#3
내가 참 좋아하는 후배들이 같이 놀러갈 사람에 날 당첨시켰다고 전화를 했다.
어찌나 반가운지 ㅎ
좋아하는 사람들을 잘 만나지 못하는 내 삶을 생각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작업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
반이다 친구들과 함께 할 고민이지만
-원래 이 바닥이 그래
같은 결론은 정말 싫다. 그런 말 하는 사람도 싫고.
우리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실제 안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여유, 라는 것은 경제적인 것으로부터 나오기도 하지만 안 그런 경우도 많으니까, 뭐.
희망을 갖고 살련다. 케헴
S#4
반이다 집들이랍시고 저녁을 만들면서 간만에 료리를 했다.
깜이 떨어져서 튀김옷을 제대로 못 입히는 실수를 하기도 햇지만
훌륭한 손님들은 그저 맛나게 드시었다.
난 요리하는 게 좋고 재미나다.
그러고보니 난 좋아하는 일이 많네?
집을 깨끗이 하고 종종 해 먹어야지 하고 생각은 하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않다.
그래서 동생님이 십만원을 걸고 제의한 청소를 수락하기로 했다. ㅎㅎ
S#5
엄마가 선물 보따리를 안고 귀국했다.
그녀에게는 여러모로 특별한 한 해.
멋진 마무리가 되었길.
애인님은 술을 조낸 드시고 애교를 만땅 부리셨다.
사랑을 노래하는 그가 귀엽긴 하지만
이럴 때마다 왜 나랑은 술을 안 먹는지 의문이 생긴다.
꼭 이런 애교를 나는 왜 전화로만 들어야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
S#6
사실 씬 넘버는 아무 의미가 없지만 지난 주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은
room & roomer 에서의 수다였다.
바르르르르- 떨리는 눈꺼풀과 함께 ㅎ
여유로운 시간이 간절한가 보다. 요즘의 나는.
그러고보니 조금 전 질질 울면서 본 무한도전도 참 좋았고나.
도전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춤을 추고 싶어졌다. 원투쓰리 차차차-
그러고보니 탱고가 듣고 싶어서 그그제에는 오랜만에 고가의 수입앨범도 질르셨다.
하지만 후회없는 선택이었다는 거! 음악이 진짜 좋았다는 거!
내가 산 앨범에 있는 건 아니지만, 뮤직비디오가 재밌다 +_+
씬 7번은 낼 집회가서 만들테다.
일요일 2시에 이주노동자 단속에 대한 항의 집회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있답니닷!
관심 있으신 분들은 컴온컴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