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단상
다들 20대가 투표 안 해서 이 꼴이 됐다고 지랄들인데
투표 말고는 아무것도 안하고 나이만 처 먹은 것들이 더 지랄이라고 말하고 싶은 밤.
투표 했다는 유세 좀 고만 떨면 좋겠다.
아님 투표 말고 다른 것도 그렇게 열심히 해 보든가.
투표날마다 온갖 옛날 얘기 들먹이면서 '훈계'하는 꼴을 보면 좀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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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심 다 떨어진 것도 충격이고- 정말 집 값이 문제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노원구에서 홍정욱이라니!!
최연희가 최고 짜증나고- 여기에 이름이 써 있는 거 조차 싫구나
친박연대라는 말도 안 되는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로 졸라 뽑히는 이런 실정에
아오-
민주당이 당선되는 것조차 반갑구나...-_-
엄마가 있는 통영은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에서 뛰쳐나온 무소속과 가정당 밖에 후보가 없다.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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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에 큰 기대는 않지만
강기갑 의원이 당선 된 게 이번 선거의 유일한 기분 좋은 뉴스였다.
그냥 이미지일 수도 있지만 늘 열심히 하는 분 같았는데-
지역구에서 표를 많이 얻었다니 어쩐지 좋다.
앞으로 기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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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홈피에 누가 다음에 대통령하면 되죠, 뭐
이렇게 써 놨던데
심상정은 정말 나중에 대통령 할 거 같다. ㅎㅎㅎ
그 땐 옆에 딱 붙어서.............ㅎㅎㅎ
명언
아 씨, 이렇게 마음놓고 울 곳조차 없다니.
집까지는 너무 멀다.
나라에서는 우는 공간을 만들어야한다.
이렇게 많은 상처를 주면서 잠깐 울 다 갈 곳 정도는 마련해 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그 녀석에게 더 힘든 나날들이 되겠지만
타로카드가 말해준 대로 자신을 신뢰한다면, 너무 불안해하지 않는다면
견뎌낼 수는 있을 거다. 아마도.
상처를 줘야만 상처를 받아야만 살아나갈 수 있는 사회가 싫다.
울 공간도 마련 안 해주는 주제에.
변하다
사람들이 변하는 건
조금 슬펐다.
밤새 술을 마시며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실컷 나눌 수 있었던 우리들은
이제 부동산이나 결혼이나 이명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는 슬픈 무리가 되었다.
인생은 기니까, 우리는 또 변하겠지, 지금과 다르게도 살 수 있겠지 하며 위안을 해 봤다.
그래도 소주 대신 와인을 선택한 건 정말 놀라운 변화였어. 훗.
그 무리에 나를 포함한 둘이나 금연자라는 것도!!
결혼?
날씨가 이렇게 추워질 줄 모르고, 예전 친구들을 만난다는 긴장감에 약간 얇은 옷을 나름 차려입고 나갔는데-
결혼식의 평가는, 왜 락커처럼 하고 왔냐였다. 흑.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건 아니고.. 흠냐..
결혼식에 조금 늦게 도착해서 뒤쪽에서 서서 결혼식을 구경하게 됐는데,
정말 앞에서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사람들은 대체로 서로 인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고
축의금과 식권을 교환하는 듯한 느낌과
정신없이 빈 의자에 끌어앉혀서 밥을 먹어야 하는 것도 그렇고.
여하튼 좋은 일이니까 축하해주고 싶었는데 결혼식이라는 건 참 재미없구나, 또 생각했다.
근데 또 이상한 건 예전에는 그게 완전히 남의 일처럼 생각됐었는데
오늘 그 친구가 부모님한테 인사드리는 장면에선 괜히 내 기분이 너무 이상해졌다.
꼭 내가 거기 서 있는 거 같아서 마음이 왈칵왈칵..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수다를 좀 떨다가 돌아와서 내 기분이 왜 왈칵거렸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내 또래가 결혼을 하게 돼서 인지 아니면 지금 내 상태가 결혼에 감정이입을 할 만한 상태여서 그런건지... 뭐 둘 다인거 같기는 한데 그러면서 또 나는 왜 그렇게 결혼을 싫어할까에 대해서도 다시 고민...
지금 애인은 결혼을 하고 싶어하고 나는 계속 하기 싫다고 하고 있다.
특별히 나의 부모가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한 거 같지도 않고(다른 집들에 비해서;;)
그를 평생 같이 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적어도 지금은;;)
그나 그의 가족이 대단히 가부장적이라거나 일을 못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식구가 많지도 않고!)
결혼을 하면, 일단 결혼식을 하면 지금보다는 이것저것 생기는 수입도 있을거고(나에겐 친척들이 꽤 있으므로-)
나에게도 '안정'에 대한 욕망이 있으며(가끔은 아닌 거 같기도 하지만)
내 맘대로 야외+파티+공연의 결혼식을 해도 좋다고 할 만한 부모와 애인과 친구들도 있는데(비록 다들 가난하지만 ㅎ)
근데 나는 참 이상하게도 결혼이 싫다. 그와 함께 사는 것도 나름 좋고, 당장은 아니라도 나중에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1%정도 있는데... 결혼하면 꼭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구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계속 고민해 볼 문제이긴 하지만, 싫은 걸 어째... 하는 수 없지 뭐.
그래도 가끔 드레스를 입어보고 싶기는 해. 크크.
+) 그나저나 건대 앞은 몰라보게 번화가가 되었더고나... 커피숍 찾아 삼만리 한 오늘!
위로
그녀를 위로한답시고 한 말의 대부분은 나를 위한 것이었다. 안쓰러웠던 나의 어떤 시절의, 어린 나에게 괜찮았다고 해 주는 말.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싶지만 돌아보면 태반이 후회. 그것들이 욕심이든 버리지 못한 쓸데없는 자존심이든 다 내 것들.
영상을 위한 인터뷰 때문이나, 혹은 술자리에서 종종 맞게 되는 진실 게임 따위에서 듣게 되는 익숙한 질문이 있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나이, 다시 시작하고 싶은 때.
그 때의 내가 조금 달랐다면, 그 때의 내가 조금만 더 용기 있었다면, 혹은 부자 동네에서 이사가지 않았다면, 누군가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내 상처가 조금 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순간들은 여러 시기에 있다. 리셋하듯 어느 순간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기보다는 어떤 싯구처럼 그야말로 지금 알았던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그랬다면 좋지 않을까. 나는 조금더 풍성하고 행복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대체로 그런 순간들을 떠올린 후에 나는 다시 어떤 특정한 시기를 떠올리게 된다. 매일이 견딜 수 없을 것 같던 순간. 나는 그 시기를 다시 빠져 나올 용기가 없다. 그 시기의 오류들을 바로 잡고 싶다는 욕심이 있으면서도 차마 그 곳에 다시 손을 뻗을 자신이 없다. 그 때의 나는 더 없이 나약하고 그 곳에서 가장 모자란 사람이었음에도 그 시기를 버텨낸 것만으로도 나는 가끔 나를 칭찬해주고 싶어지니까.
위로한다고 하고 내가 위로 받았다.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어린 나의 어떤 순간들을 이제사 보듬어주었다. 그 시간을 시작으로 수많은 시간들에 대한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고 천천히, 오래전에 쓰고 싶던 글을 다시 써 보기로 마음 먹었다. 내일 아침이 되면 또 잊겠지만. 그래서 잊지 않기 위해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