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월화수목금토일 +141

금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08. 12. 19. 23:59
참 유약한 인간이다, 나는.
견뎌내지 못할 것들을 마치 견뎌낼 수 있는 것처럼
쿨한 척 하고선
그것들이 내뿜는 독기를 몸으로 꿀떡거리며 받아삼킨다
부르튼 입술이나 뚱한 얼굴 혹은 절뚝거리는 발걸음이 말하는 것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닌 척
그러고 나서 동정을 바란다.

좀 구차하지 않나?


화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08. 12. 3. 01:13
오랜만에 블로그에 뭔가를 적어본다.
그건 배배꼬여만 있던 대장귀퉁이 어딘가가 조금은 느슨해졌단 얘기.
지금보다 조금만 더 힘들고 완전 많이 유쾌해지면 좋겠다.
아님, 그걸 즐길 수 있는 내가 되거나.

작업중인 다큐 한 편을 보았다.
재미있다.
다큐멘터리가, 카메라가, 아무것도 아닌 거 같고 뻥만 치는 거 같고 그래도
이렇게 사람의 성장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 마음씀씀이, 그 노력들을 보여주는 것이 신기했다.
기대된다.
'개청춘'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도 그렇고
그가 그 영화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관객으로서 진심으로 궁금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참을 걸었다.
배가 부르기도 하고, 마음이 텁텁하기도 해서.
다행히 날이 춥지 않았다. 코우와 사무쿠 아리마센 ㅋㅋ(일본어 자판은 어떻게 바꾸는 건지 모르겠다;; 누가 좀 알려주세요.)

상처를 받는 것은 일방적이지 않았을 거다.
쌍방과실.
뭐 그래도 괜찮아.
실수투성이인 내가 넘고 있는 이 동산이 너무 가파르진 않길.

일본어 배우는 게 재미있다.
다들 뭐하러 배우냐고 묻지만
진짜 그냥 배운다. 앎의 유희를 위해 ㅋㅋ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게 좋다. 아직 처음 만난 대화밖에는 할 줄 모르지만.

12월 2일.
시간의 흐름에 슬슬 무뎌지고 있다.



토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08. 11. 22. 15:52
계속 된 침묵의 연속.
말하지 않는 건 좋은 거? 나쁜 거?

나의 이름을 불러줘.

의 이름을 불러줘
너의 속에 맴도는 세상
그 속에 던져
우린 또 다른 세상으로
어제 같은 오늘도 오늘 같은 내일로
끊임없이 달리는 나의 그림자
의미 없는 만남에
사랑이란 들로
아름답게 포장한 너의 그 미소
나의 이름을 불러줘 너에 입 속에 맴도는
나의~~~ 우~~~~ 우~~~~

갇혀있던 영혼 나의 잃어버린 용기
작아지던 나의 희망
나를 가로막던 현실
에서 일어나는
세상과의 많은 타협들 방관하며 지낸
나의 지친 시간들 그런 모습 절대 아니야
갇혀있던 영혼 나의 잃어버린 용기
희망들 찾아야겠어

화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08. 11. 12. 04:14
몸이 말하는 건 귀기울여 들어줘야 한다.
화가 좀 났다.
나에게만 관대한 사람이 되지는 말자.
그들이 사는 세상, 참 좋다.
맥 키보드는 녹취하기에 나쁘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오늘이 빼빼로 데이라기에 문득.
그제 장보러 나갔는데 마트에 빼빼로가 한가득이기에, 그렇게 쌓아두면 막 먹고 싶어져서 하나 사려던 찰나,
오래전 초콜릿 공장에 다녔던  어머니의 한 마디가 떠올라,
"연말연시에 발렌타인데이까지 겹치는 시즌이면 매일 같이 야근에 잔업이었는데, 그 때 속상한 여공들은 초콜릿에 침을 뱉고 밟힌 초콜릿도 넣었단다"
지금도 그런지 사실 확인 불가이지만
어쩐지 나였어도 그랬을 거 같아서
사지 않았음

그러나 나는 초콜릿을 사랑해.
먹고 싶구나 아몬드 빼빼로

일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08. 11. 3. 04:07
생일을 맞은 친구는 이미 만취해 있었다.
술을 끊었다는 내 말에
니가 술을 끊으면 개가 똥을 끊는다며 비웃은 다른 녀석은
담배도 끊고 술도 끊는다는 건 결혼하겠다는 거 아니냐는 말을 했다.
결혼과 술과 담배의 상관관계는 무엇일까?

만취한 녀석들이 전화를 해 대서 술자리에 나온 몇 명의 사람들은
우연찮게도 조금씩 어색할 정도의 관계들을 가지고 있는 사이였고
대화 뒤에 잠깐 씩의 침묵이 오가는 그런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다.

나이를 먹어서 좋은 거 하나는
술자리에서 먼저 집에 간다고 나올 수 있는 거.
그 정도의 호불호가 생긴 거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