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화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10. 7. 6. 17:05
이상하게 화요일마다 작업실에 겨우 나오게 된다.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아도 지치는 하루들. 7월에는 외부 교육을 하기로 해서 집에서 2시간 거리인 일산으로 나가야 한다. 왕복 4시간에 교육 시간은 길 때는 5시간. 견딜수 있으려나?
파마를 했다. 다시 짧게 커트를 할까 하다가 큰맘 먹고 8만원짜리 파마 시도. 염색을 했다면 좀더 나았을 거 같은데, 시간도 없고, 염색약까지 쓰는 건 좀 안 좋을 거 같아서 말았다. 돈도 돈이고 ㅎ
가난함에 짓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에는 안 짓눌리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 호화롭고 사치스런 생활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무겁다. 아기를 핑계삼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룸메는 나만 오케이하면 당장이라도 성당으로 달려갈 분위기. 매주 같은 시간에 신을 향해 기도를 하는 건, 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궁금.
아, 가야할 시간 5분 전.
가야지...

요즘 야옹이가 발정기다. 아옹아옹 울어대는 탓에 잠을 푹 잘 수가 없다. 자면서 뭔가 힘든 꿈을 꾸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몸이 무거워서 일어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도 수영 가려고 발딱 일어났다. 원래 수영 가기 전에 물이나 한 잔 먹고 가는데, 오늘 일찍 일어난 김에 밥이나 먹자 해서 된장국에 말아 밥을 먹었더니 수영하는 내내 힘들었다.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는 교훈 1번.
어제 새로 생긴 작업실에서 진득허니 앉아서 기획서 작업을 했다. 뭐 그래봤자 진도는 별로 안 나갔지만, 쭉 생각을 정리해보고 대강의 목차를 잡는 시간이었다. 평소 같으면 파일을 메일로 보내놓았겠지만, 어제 오랜만에 유에스비를 찾은 김에 유에스비에 저장해두었다. 평소 같으면 유에스비를 주머니에 처박았겠지만, 소중하게 생각하려는 마음에 핸드폰에 달아두었다. 그리고 오늘..... 수영하고 집에 다녀오기 시간이 애매해서 약속장소에 먼저 와서 작업을 더 하려고 핸드폰을 바라보니..... 매달려있는 것은 젠더뿐...... ㅠ 어디갔니- 유에스비야...흑흑.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그러면서 중간에 어디 떨어졌나보다. 프린트 해 놓은 게 있으니 내용이야 다시 타이핑하면 된다해도... 누가 주워서 볼까 무섭다 ㅠ 아쪽팔;; 거기다 공인인증서랑 뭐 그런 것도 다 들어있는데 쩝.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 2번.
그래서.. 프린트한 거라도 꼼꼼하게 보자, 생각했는데.... 어제 가방 바꿔서 들고 나오는 바람에 가방에 연필이나 펜 종류가 하나도 없다!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필기도구 없는 거 너무 불편하다구..ㅠ 맨날 똑같은 가방 가지고 다니다가 완전 오랜만에 바꿨는데...ㅠ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 3번.
그래서, 작업에 대한 열정을 잃고 까페에 앉아있는 지금. 블로그에 하소연이나 하는 중...

기억할 게 많은 날이니 짧게라도 기록하기.
새벽 5시부터 부랴부랴 집을 출발해 광주 도착.
시트콤 같았던 시상식 - 수익의 극대화, 극한의 원가절감!
맛있는 점심과 오랫만에 엄마랑 따땃한 커피숍에서 수다.
다시 부랴부랴 4시차를 타고 서울로 서울로.
그들이 사는 세상 대본집을 읽으면서 옴.
중간에 잠들어있는 룸메가 너무 예뻐서 문자를 보냄 ㅎ
용산역에서 쌀국수와 레드망고 아스크림 섭취.
집까지 다시 한시간 반.
이것저것 정리하니 1시.

화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10. 1. 5. 23:14
일하기 싫으니 괜히 계속 딴짓만 열심이다.

올해는 열심히 기록하는 한 해로 만들려고 하는데
5일밖에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서도 그동안 뭘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오늘은 수제비와 부추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도서관에도 갔고
다른 블로그에 자랑질도 좀 했다.
어제는 수영을 오늘은 요가를.
아침 일찍 나가는 룸메 덕분에 나도 덩달아 일찍 일어나는 중이다. 오늘은 부지런히 이것저것 밀린 일들을 하려고 했는데 밍기적거리며 트위터와 다른 사람들 블로그와 연예기사 등을 클릭하느라 하루가 다 가버렸다.
자꾸 잉여의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뭐 꼭 나쁜가 싶다가도 통장 잔고와 어울리지 않게 큰 집을 보고 있으면 한심스럽기도 하다.

시속 세 줄로, 오늘이 마감인 원고를 쓰는 지금 이 순간.
과연 자정을 넘기지 않고 메일을 보낼 수 있을까?
마감을 못 지키는 건 참 싫은데, 엉망이더라도 마감은 지키자던 나의 결심은 요즘들어 흐물흐물흐물해져있다.

내일은 춥더라도 오랜만에 외출감행!
얏!


화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09. 12. 16. 01:18
# 뜨개질을 하면 시간이 잘 간다. 뭔가 만들기 위해서 뜨개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뜨개질을 위한 뜨개질을 하는 나. 지하철에서 멍하게 음악을 들으며 뜨개질을 하면 가끔 사람들이 말을 걸기도 한다. 뜨개질을 하는 것이 순하고 착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는 듯.

#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두 편의 영화를 봤다. 더 많이 보고 싶어서 동글뱅이를 막 쳐놨지만, 결국 꼭 보고 싶던 두 편의 영화만 보게 되었다. 그것도 자투리시간을 이용한 거라 두 편 모두 5분 늦게 들어갔고,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이동해야 하는 탓에 깔려있는 브로셔나 리플렛도, 기념품 판매점도 들르지 못했다. <버라이어티 생존 토크쇼>와 <쿠바의 연인>은 모두 흥미로운 영화들이었고 배우고 싶은 점들이 있었다. 관객들도 많아서 GV도 후끈후끈.

# 오늘로 '입금'되는 일은 쫑났다. 당분간은 휴직 상태일 것 같아서 마지막 시간이 촘촘하길 바랐는데, 굉장히 맥 빠지는 시간이어서 몸이 무거웠다. 안 그래도 무거운 몸이 축축 쳐져버렸기 때문에 기분 전환용 다찌마와리를 빌려 군만두를 구워 먹으며 룸메와 함께 보았다. 룸메도 오늘로 마감 하나를 마쳤기 때문에 맥주 한 캔을 나누어 마시며 축하도 했다. 같이 축하할 일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 축하할 틈도 없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기도 하지만.

# 중고장터에서 판 전자사전이 너무 좋다고 고맙다는 문자가 왔다. 전화 목소리가 귀여운 친구였는데 아마도 고등학생이었나보다. 어차피 내가 유용하게 쓰지 못할 물건을 파는 거라 누군가가 의미있게 쓰면 좋을 것 같아서 늘 싸게 내놓는데, 그럼 물건의 질을 의심하는 전화나 문자가 꼭 온다. 역시 비싸야 믿음이 생기는 것인가. 저 친구도 엄청 불안한 마음이었는지 계속 문자를 보내다가 오늘 물건을 받고 안심한 모양이다. 내가 예뻐하던 물건인데, 새 주인도 그래줬으면.

# 술 취한다, 아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