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8. 6. 26. 02:04
참 지겹게 이사를 많이 다니며 살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네 명이 있었는데, 모두 함께 살았던 기간은 얼마 없고 흩어졌다 합쳤다 합친채로 옮겼다 여하튼 지금은 모두 다른 곳에 살고 있다. 그 네 사람의 이사를 모두 합하면 족히 서른 번은 될 것이다. 어쩌면 더 될지도 모르고. 나부터도 올해만 이래저래 세 번의 이삿짐을 나른 셈이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루씨에 이어
예쁜 사무실 반씨가 탄생했다. (반씨의 구경은 여기로)
근 3년 간을 보냈던 힘들기도 하고 정들기도 했던 대방동의 사무실을 떠나서 또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오늘 이삿짐을 나르면서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었는데, 결론은 어쨌든 좋다는 거다. 그 전이 싫었다,에 방점이 찍힌 건 아니고, 고양이처럼 공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나로써는 어쩐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작지만 아늑한 지금의 사무실이 좋은 거다. 물론 함께 하는 친구들도 좋고.
아직 마음으로 정리할 것들이 더 있다.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고,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일들이기도 하다. 천천히 매듭을 풀다보면 되겠지? 라고 생각중.
앞에 고양이처럼, 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정말 공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취방 - 지금 사는 루씨까지 합해서- 일곱 곳을 지나쳐 오는 동안 나는 늘 그 방처럼 살았다. 외롭거나 힘들거나 좁거나 답답하거나 따뜻하거나 무섭거나 올라가기 힘들거나 습하거나, 그렇게 살았다. 방마다 특징들이 있었고 나는 그들을 닮았었다.
그래서 이사를 할 때는 그 공간의 느낌이 중요하다. 빛이 잘 들고 물이 잘 나오고 보일러는 오래되지 않았는지 방구들이 꺼진 곳은 없는지 통풍은 잘 되는지 지대는 어떤지, 뭐 그런 것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은 나는 느낌이 오는 곳이 좋다. 내가 처음 혼자 살아보았던 그 작디작은 골방이 그랬다. 아빠는 감옥 1인실 같다고 싫어했지만 나는 좁은 방의 느낌도, 여러 사람이 복닥거리던 그 복도도, 창으로 내다보이던 다른집 마당도 좋았다. 그 방에서 따뜻한 일들이 많았다.
이번에 사무실을 구할 때도 그런 느낌들이 좋았다. 합정역에 내려서 걸어가던 시장 골목이 좋았고, 좁은 공간이지만 아늑했던 느낌도, 반지하긴 했지만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빛도 좋았다. 사실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썩 좋은 환경은 아닐지 모르지만 나는 처음 보고 아 여기, 그런 생각을 했다. 다행히 다른 친구들도 마음에 들어했고, 열심히 페인트 칠을 하고 책상도 갖다놓으니 제법 번듯한 공간이 되었다. 왠/지/느/낌/이/좋/아.
고고씽!
올해는 근 두어달 간격으로 새로운 일들이 생기고 있다.
루씨로의 이사에 이어 여성영화제 상영, 영진위의 면접과 반씨로의 이사
이제 앞으로 남은 6개월 간은 또 어떤 새로운 일들이 생길까.
아마 좋은 일들일 거다.
아주아주 많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네 명이 있었는데, 모두 함께 살았던 기간은 얼마 없고 흩어졌다 합쳤다 합친채로 옮겼다 여하튼 지금은 모두 다른 곳에 살고 있다. 그 네 사람의 이사를 모두 합하면 족히 서른 번은 될 것이다. 어쩌면 더 될지도 모르고. 나부터도 올해만 이래저래 세 번의 이삿짐을 나른 셈이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루씨에 이어
예쁜 사무실 반씨가 탄생했다. (반씨의 구경은 여기로)
근 3년 간을 보냈던 힘들기도 하고 정들기도 했던 대방동의 사무실을 떠나서 또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오늘 이삿짐을 나르면서 오만가지 생각들이 들었는데, 결론은 어쨌든 좋다는 거다. 그 전이 싫었다,에 방점이 찍힌 건 아니고, 고양이처럼 공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나로써는 어쩐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작지만 아늑한 지금의 사무실이 좋은 거다. 물론 함께 하는 친구들도 좋고.
아직 마음으로 정리할 것들이 더 있다.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고,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일들이기도 하다. 천천히 매듭을 풀다보면 되겠지? 라고 생각중.
앞에 고양이처럼, 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정말 공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취방 - 지금 사는 루씨까지 합해서- 일곱 곳을 지나쳐 오는 동안 나는 늘 그 방처럼 살았다. 외롭거나 힘들거나 좁거나 답답하거나 따뜻하거나 무섭거나 올라가기 힘들거나 습하거나, 그렇게 살았다. 방마다 특징들이 있었고 나는 그들을 닮았었다.
그래서 이사를 할 때는 그 공간의 느낌이 중요하다. 빛이 잘 들고 물이 잘 나오고 보일러는 오래되지 않았는지 방구들이 꺼진 곳은 없는지 통풍은 잘 되는지 지대는 어떤지, 뭐 그런 것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은 나는 느낌이 오는 곳이 좋다. 내가 처음 혼자 살아보았던 그 작디작은 골방이 그랬다. 아빠는 감옥 1인실 같다고 싫어했지만 나는 좁은 방의 느낌도, 여러 사람이 복닥거리던 그 복도도, 창으로 내다보이던 다른집 마당도 좋았다. 그 방에서 따뜻한 일들이 많았다.
이번에 사무실을 구할 때도 그런 느낌들이 좋았다. 합정역에 내려서 걸어가던 시장 골목이 좋았고, 좁은 공간이지만 아늑했던 느낌도, 반지하긴 했지만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빛도 좋았다. 사실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썩 좋은 환경은 아닐지 모르지만 나는 처음 보고 아 여기, 그런 생각을 했다. 다행히 다른 친구들도 마음에 들어했고, 열심히 페인트 칠을 하고 책상도 갖다놓으니 제법 번듯한 공간이 되었다. 왠/지/느/낌/이/좋/아.
고고씽!
올해는 근 두어달 간격으로 새로운 일들이 생기고 있다.
루씨로의 이사에 이어 여성영화제 상영, 영진위의 면접과 반씨로의 이사
이제 앞으로 남은 6개월 간은 또 어떤 새로운 일들이 생길까.
아마 좋은 일들일 거다.
아주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