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8. 7. 8. 04:46
책장을 덮기가 아쉽다. 책을 읽기 위해 버스 대신 지하철을 선택한 건 얼마만인가. 지하철이 아니면 갈 수 없던 경기도에 살다가 서울 한복판으로 이사오고 나선 버스로의 선택이 훨씬 많아졌다. 오가는 시간도 짧으니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대신 핸드폰 게임에 올인하곤 했다. 너무 읽고 싶어서, 뒤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그냥 읽어내려가는 그 이야기 자체가 너무 아까워서 아껴 읽고 싶은 책을 만난 게 얼마만인가.
아직 다 읽진 못했는데, 참 좋다.
나는 아무래도 오래된 사람들에게 애정이 많은 가보다, 한다. 신식티를 내려고 애쓰면서 살지만, 실은 구식인 나다. 그래서 할머니들을 좋아하고 할머니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오래된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으며 마음이 시큰시큰 거리는 거겠지.
이번에 새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묘한 책임감과 두려움과 열등감이 함께 찾아왔다. 연출,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어떤 것들을 연출했었지? 하는 생각들을 하면서 두려움과 열등감은 더 커졌다. 말하는 뽄새를 보면 톡톡 튀거나 재기발랄할 거 같지만(과연?ㅎ) 실제 내가 만들었던 영상이나 내가 써 왔던 글들은 그닥 그렇지 않은 것이다. 내가 숨기면서 살려고 애써왔던 나의 촌스러움이 결국 있는 걸 다 꺼내보여야 하는 작업들에서 드러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가끔 깅을 보고 부러워하는 건, 그 친구가 가진 본질적인 재기발랄함 때문일 거다. 겉으로 아닌척해도 드러나는 순박함 혹은 진지함 그리고 발랄함.
"ㅎㅎ그럴땐말이필요
없지~^^억지로대답한
거아니야"
낮에 회의가던 길, 버스 속 내 앞에 앉은 여자는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저기까지 쓰고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일에집중해~
라고 덧붙였다가 지우고
ㅋㅋ
을 여기저기 붙여보다가
보고싶
까지 쓰더니 핸드폰을 닫아버렸다.
손으로는 핸드폰을 계속 만지작거리며 눈은 창밖을 보고있고 마음은 전화기 너머 누군가를 향해 있는 그녀를 보다가 나도 내 오래된 어떤 마음들을 들여다보았다. 여전히 설레고 싶은 마음, 황보출 할머니가 내게 말했던 그런 마음, 오늘 읽었던 소설 속 '내'가 누이를 기다리던 그런 마음. 노인네 같다, 고 생각하다가 역시 촌시러워, 했다.
그래도 그 촌시러움까지 잘 보듬어 주고 싶던 오늘.
오늘 읽은 책은 다 읽을 때까지 비-밀.
아직 다 읽진 못했는데, 참 좋다.
나는 아무래도 오래된 사람들에게 애정이 많은 가보다, 한다. 신식티를 내려고 애쓰면서 살지만, 실은 구식인 나다. 그래서 할머니들을 좋아하고 할머니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오래된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으며 마음이 시큰시큰 거리는 거겠지.
이번에 새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묘한 책임감과 두려움과 열등감이 함께 찾아왔다. 연출,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어떤 것들을 연출했었지? 하는 생각들을 하면서 두려움과 열등감은 더 커졌다. 말하는 뽄새를 보면 톡톡 튀거나 재기발랄할 거 같지만(과연?ㅎ) 실제 내가 만들었던 영상이나 내가 써 왔던 글들은 그닥 그렇지 않은 것이다. 내가 숨기면서 살려고 애써왔던 나의 촌스러움이 결국 있는 걸 다 꺼내보여야 하는 작업들에서 드러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가끔 깅을 보고 부러워하는 건, 그 친구가 가진 본질적인 재기발랄함 때문일 거다. 겉으로 아닌척해도 드러나는 순박함 혹은 진지함 그리고 발랄함.
"ㅎㅎ그럴땐말이필요
없지~^^억지로대답한
거아니야"
낮에 회의가던 길, 버스 속 내 앞에 앉은 여자는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저기까지 쓰고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일에집중해~
라고 덧붙였다가 지우고
ㅋㅋ
을 여기저기 붙여보다가
보고싶
까지 쓰더니 핸드폰을 닫아버렸다.
손으로는 핸드폰을 계속 만지작거리며 눈은 창밖을 보고있고 마음은 전화기 너머 누군가를 향해 있는 그녀를 보다가 나도 내 오래된 어떤 마음들을 들여다보았다. 여전히 설레고 싶은 마음, 황보출 할머니가 내게 말했던 그런 마음, 오늘 읽었던 소설 속 '내'가 누이를 기다리던 그런 마음. 노인네 같다, 고 생각하다가 역시 촌시러워, 했다.
그래도 그 촌시러움까지 잘 보듬어 주고 싶던 오늘.
오늘 읽은 책은 다 읽을 때까지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