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공항

수상한 룸메이트2008. 9. 22. 13:10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나도 직항 비행기를 탈 수 있을텐데...

지금은 타이페이 공항이다. 암스텔담의 스키폴 공항에서 방콕까지 11시간 반의 비행을 하고, 방콕 공항에서 1시간 여를 대기했다가 타이페이로 다시 3시간 반 정도의 비행을 하고 지금 3시간 반의 기다림을 하는 중. 여기서 인천까지 가려면 또 3시간 정도 비행을 해야 하고, 거기서 집으로 가려면 또...

좁은 의자에 쳐 박혀 똑같은 냄새가 나는 기내식을 먹고 건조한 공기에서 숨을 쉬고 먹먹해지는 귀를 코를 막은 채 견뎌야 하는 비행을, 장시간 하는 건 정말 스스로에세 폭력적인 일인 거 같다. 돈 아끼는 것도 좋지만 내 몸도 좀 아껴야지... 갈 때도 올 때도 꼬박 23시간이 걸리는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는 이런 식으로 나를 학대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돈을 벌든가 비행기를 타지 말든가.
무엇보다 지금 짜증이 치솟는 건, 암스텔담 공항 면세점에서 산 술을 빼앗겼기 떄문이다. 젠장. 타이페이까지 오는 건 괜찮은데, 여기서 서울로는 못 가져 간단다... 상눔이 쉐이들. 다른 걸 가져갔음 좀 덜 억울했을텐데...ㅠ.ㅠ 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직항을;;;

뭐 불평불만을 잔뜩 늘어놓았으나
사실 컴퓨터를 키고 나서는 기분이 좋아졌다.
네덜란드에서 만난 귀여운 친구에세 메일이 와 있었기 때문.
룸메가 홀딱 빠져버린 그녀는 나의 네덜란드어 선생님이기도 하다. ^^

신부 들러리이자 에리카와 원의 조카인 소피-

함께한 시간이 즐거웠고 앞으로는 메일 친구가 되잖다. 으히히.
드디어 스무살 연하와도 친구가 되었구나!
소피와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결혼식, 그리고 그 이후에 있었던 여타 등등의 일들은 아주아주 재미있었다. 손목이 아픈 관계로 이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