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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9. 4. 6. 00:00
꿈에서 운전을 했다. 현실에서도, 꿈 속에서도 나는 면허가 없다. 운전을 해 본 경험도 없다. 꿈 속에서의 나는 운전을 하며 달리는데에 희열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면허가 없다'는 것을 들킬까봐 운전하는 내내 겁을 먹고 있다. 저기까지만 가면 돼, 신호위반이라도 해서 걸리면 무면허가 탄로날거야, 이게 엑셀인가? 이게 브레이크인가? 꿈 속의 나는 쉴 새 없이 걱정을 한다. 그런 나를 시험이라도 하듯 경찰이 주차위반이라며 다가와 면허증을 요구한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나는 '당신 정말 경찰이에요?' 라고 묻는다. 그 물음과 함께 그는 사기꾼이 되어 에이, 이러면서 도망을 가고, 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다.
소심하군. 꿈에서조차.
꿈에서 깨서 든 생각은 그거였다. 운전을 하면서도 긴장했던 그 마음이 너무 생생해서 그 날 아침 일기장에 꿈 내용을 잔뜩 적어두었다. 나에게 면허증을 요구하던 경찰은 어느새 보이스피싱 전문의 중국인이 된다거나, 그래서 내가 들어간 건물 안에는 나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었다는 내용들도 적혀있다. 그들을 만나면서도 생각했던 거 같다. 아, 나가고 싶다... 너무 힘들어... 그치만 나는 그냥 눈을 피하거나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그 시간들을 버텨내는 것이다. 꿈에서조차!
오늘 아침 샤워를 하다가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너무 끝도 없이 한참 눈물이 나서 조금 놀랐다. 참으면서 눌러놓았던 것들이 어느 한 마디에 다시 살아났고, 다른 기억들을 마구 끄집어내버렸다.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는 거, 괜찮다고 했던 것도, 이해한다고 했던 것도, 그럴 수도 있다는 말도, 나쁜 의도가 아니라는 걸 안다는 말도 사실 다 거짓말이다. 한번도 괜찮은 적이 없고 이해한 적도 없다. 너무 작은 것에 상처받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 그까짓것도 이겨내지 못하는 유약한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아서, 소심한 사람보다는 쿨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참았을 뿐. 웃었을 뿐. 그 기억들이 강펀치를 날렸다. 오늘 하루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화장실에서, 걷다가, 집에서 몇 번이고 더 울었다. 그 표정과 그 말투를 기억하는 내가 싫어서 더 울었다. 초라한 년. 하찮은 년. 자기를 예뻐해야 한다는 둥 말로는 잘 떠들어놓고 나는 나를 보듬어 주지 못했다. 그 사람들의 그 말들 속에 갇혀서,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억지 웃음을 짓고 있었을 뿐이다. 경멸의 눈빛은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이렇게 똑같은 기분으로 다시 돌아온 걸 보면.
소심한 건 자랑이 아니다. 안다. 나 상처 받기 쉬운 사람이야, 라는 말이 가진 폭력에 대해서도 안다. 피해자가 되고 싶다는 것도 아니다. 그냥, 안 그런 척 하면서 병신같이 실실 쪼개는 거 보다는 내가 소심한 걸 인정하고, 그 순간에 그 불편함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거 뿐이다. 이미 놓쳐버린 수많은 순간들을 붙들고 이렇게 질질 짜는 것 보단 그 면전에서 욕이라도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거지. 너 면전에 대 놓고 욕 잘 하잖아, 라고 물을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면전에 대 놓고 욕 할 수 있는 사람은 내가 가진 진짜 상처를 건드리지 않은 사람들인 거 같다. 상처니 뭐니 하는 것도 웃기긴 하지만.
내가 한 말들에 상처받은 사람은 더 많겠지. 근데 지금 나의 작은 마음은 그들까지 걱정할 여력은 없는 거 같다.
소심하군. 꿈에서조차.
꿈에서 깨서 든 생각은 그거였다. 운전을 하면서도 긴장했던 그 마음이 너무 생생해서 그 날 아침 일기장에 꿈 내용을 잔뜩 적어두었다. 나에게 면허증을 요구하던 경찰은 어느새 보이스피싱 전문의 중국인이 된다거나, 그래서 내가 들어간 건물 안에는 나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었다는 내용들도 적혀있다. 그들을 만나면서도 생각했던 거 같다. 아, 나가고 싶다... 너무 힘들어... 그치만 나는 그냥 눈을 피하거나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그 시간들을 버텨내는 것이다. 꿈에서조차!
오늘 아침 샤워를 하다가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너무 끝도 없이 한참 눈물이 나서 조금 놀랐다. 참으면서 눌러놓았던 것들이 어느 한 마디에 다시 살아났고, 다른 기억들을 마구 끄집어내버렸다.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는 거, 괜찮다고 했던 것도, 이해한다고 했던 것도, 그럴 수도 있다는 말도, 나쁜 의도가 아니라는 걸 안다는 말도 사실 다 거짓말이다. 한번도 괜찮은 적이 없고 이해한 적도 없다. 너무 작은 것에 상처받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 그까짓것도 이겨내지 못하는 유약한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아서, 소심한 사람보다는 쿨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참았을 뿐. 웃었을 뿐. 그 기억들이 강펀치를 날렸다. 오늘 하루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화장실에서, 걷다가, 집에서 몇 번이고 더 울었다. 그 표정과 그 말투를 기억하는 내가 싫어서 더 울었다. 초라한 년. 하찮은 년. 자기를 예뻐해야 한다는 둥 말로는 잘 떠들어놓고 나는 나를 보듬어 주지 못했다. 그 사람들의 그 말들 속에 갇혀서,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억지 웃음을 짓고 있었을 뿐이다. 경멸의 눈빛은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이렇게 똑같은 기분으로 다시 돌아온 걸 보면.
소심한 건 자랑이 아니다. 안다. 나 상처 받기 쉬운 사람이야, 라는 말이 가진 폭력에 대해서도 안다. 피해자가 되고 싶다는 것도 아니다. 그냥, 안 그런 척 하면서 병신같이 실실 쪼개는 거 보다는 내가 소심한 걸 인정하고, 그 순간에 그 불편함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거 뿐이다. 이미 놓쳐버린 수많은 순간들을 붙들고 이렇게 질질 짜는 것 보단 그 면전에서 욕이라도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거지. 너 면전에 대 놓고 욕 잘 하잖아, 라고 물을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면전에 대 놓고 욕 할 수 있는 사람은 내가 가진 진짜 상처를 건드리지 않은 사람들인 거 같다. 상처니 뭐니 하는 것도 웃기긴 하지만.
내가 한 말들에 상처받은 사람은 더 많겠지. 근데 지금 나의 작은 마음은 그들까지 걱정할 여력은 없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