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목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10. 7. 8. 23:16
자꾸만 배가 고프다. 똑같은 반찬으로 세 끼를 먹어서 그런가. 지난주부터 곱창이 정말 먹고 싶었는데, 도대체가 먹을 기회가 없다. 아기를 데리고 나갈 수도 없고ㅠ 아른아른, 곱창구이의 향이 상상 속에서도 피어난다. 다이어트 결심했는데 식욕은 더 몽글몽글 솟아오르는 듯. 모든 금기를 깨고 싶어하는 이 욕망덩어리들을 어쩐다.
동네에 테이크아웃 커피집이 문을 열었다. 커피를 파는 집이라곤 롯데리아가 유일하다가, 최근에 두 개가 생겼다. 한 군데는 좀 멀어서 가기 힘들었는데 오늘 문을 연 곳은 집에서 1분거리. 서울 시내에서 자취할 때는 느껴보지 못한 행복이다. 집 앞에 노트북을 들오가나 일할 까페가 있다는 건 얼마나 행운인가. 어디 멀리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하면서도 이런 자본의 유혹에 침을 흘리는 걸 보니 아직 멀었다. 오늘 아메리카노 천원 행사를 하기에 한 잔 샀다. 흠. 몹시도 싱거웠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허둥지둥 당황하는 게 보여서 쿨하게 넘어갔다. 앞으로 나아지겠지 뭐. 사색을 즐길 수 있을만한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쩐지 흐뭇 :)
사실 오늘 더 중요한 일은 따로 있다. 룸메와 함께 댄스 스포츠를 배우기로 한 것. 동네 면사무소에 주민자치센터가 있는데 거기서 댄스스포츠를 가르쳐주는 게 있더라. 3개월에 6만원이길래 해보자고 했다. 집에서 너무 지치기도 하고, 이렇게 오래 만나면서도 뭘 같이 배운 적은 거의 없어서 이렇게 활동적인 걸 한 번 해 보고 싶었다. 월요일이 시작이었는데, 아기보고 청소하느라 못 가고 오늘은 동생이 아기를 봐줘서 다녀왔다. 푸후후. 우리 둘다 처음 하는 거라 정신 없고, '직장인반'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모두 아침반도 함께 하고 계시는 5-60대 분들이셨다. 선생님이 젊은 사람들은 자이브를 좋아한다며 우리 때문에 자이브를 시작했는데, 다른분들은 지루박과 브루스에 더 열중! 지루박 스텝은 너무 어려워서 난 아직도 모르겠다. 뭐 그래도 재미있었음.
오늘은 아기보면서 넷북으로 일도 좀 하려고 했는데 그게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를 깨달은 날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안 한거 같아도 하루는 가네. 내일은 또 어느새 금요일.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