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늘, 동대문운동장역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7. 10. 26. 02:00
오늘은 조금 더 늦은 시각.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였다.
몸은 아프고 일은 많고 가야할 곳들은 여전히 멀었다.
지하철을 타고 사람을 보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나는 자거나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꺼내 고스톱을 친다.
사람을 볼 때라곤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 동대문운동장에서 뿐이다.
5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는 길은 두 번에 계단과 한 번에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다시 한 번에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와야 한다.
계단을 오르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순간
나는 한 남자를 보았다.
낯이 익은 얼굴.
예전에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똑같은 풍경을 본 적이 있었다.
키가 큰 한 백인 남자.
그는 한 손에 지팡이를 짚고 내가 정지한 상태로 저 위까지 올라가는 동안
빨개진 얼굴로 비틀거리며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오늘은,
계단 가장 아래에서 푸욱,
하고 한숨을 쉬는 그를 보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며 다시 또 빨개진 얼굴로.
계단에는 휠체어를 옮길 수 있는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리프트 맨 위에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공익근무요원이 있었다.
위아래를 번갈아보며
위에 도달하면 재빨리 발을 내딛어야만 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며
나는 결국 다시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그게 요즘의 나다.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였다.
몸은 아프고 일은 많고 가야할 곳들은 여전히 멀었다.
지하철을 타고 사람을 보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나는 자거나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꺼내 고스톱을 친다.
사람을 볼 때라곤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 동대문운동장에서 뿐이다.
5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는 길은 두 번에 계단과 한 번에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다시 한 번에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와야 한다.
계단을 오르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순간
나는 한 남자를 보았다.
낯이 익은 얼굴.
예전에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똑같은 풍경을 본 적이 있었다.
키가 큰 한 백인 남자.
그는 한 손에 지팡이를 짚고 내가 정지한 상태로 저 위까지 올라가는 동안
빨개진 얼굴로 비틀거리며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오늘은,
계단 가장 아래에서 푸욱,
하고 한숨을 쉬는 그를 보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며 다시 또 빨개진 얼굴로.
계단에는 휠체어를 옮길 수 있는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리프트 맨 위에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공익근무요원이 있었다.
위아래를 번갈아보며
위에 도달하면 재빨리 발을 내딛어야만 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며
나는 결국 다시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그게 요즘의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