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조니뎁을 처음 봤던 건 아마도 가위손이었을테고,
멋있는 남자라고 생각했던 건 길버트 그레이프 였던 것 같다.
마른 듯한 얼굴에 먼가 있어보이는 퀭한 눈...ㅋㅋ
근데 캡틴 잭 스패로우만큼 그를 섹시하고 귀엽게 만들었던 역할은 없었다.


어쩔거야.
이 얼굴 너무 귀엽다.
저 눈 분장 보고는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예전에 자토이치에서 기타노 아저씨도 저 비슷한 걸 했었는데, 완전 웃겼어.

큰 영화관서 조조로 봤던 덕분에
20명도 안 되는 사람이 봤는데
내가 너무 미친듯이 웃어서 약간 창피.-_-















그리고 이런 비겁한 거 젤 좋았다.
완전 나만 살기 모드.
은근히 이런 거 어울린다.

이상하게 이 영화를 보면서, 조니뎁과 최민수가 자꾸 오버랩됐다.
조니뎁에겐 미안하지만 어쩐지 비슷해...
예전에 대발이를 보는 기분이랄까...ㅎㅎ

+) 캐리비안 해적 2 보러가기 전에 네이버에 예매차 검색했더니 유사 검색어로 캐리비안의 해적3이 너무 많이 나와서
참 이상하다, 그리 재밌나 벌써 기달리게, 그랬더니 완전 영화 자체가 투비컨티뉴였다. 젠장.

검은색 흰색 그리고 때로는 뜬금없고, 어이없는 유머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
꽁트 같았던 영화.
그리고, 누구다누구다, 사람 찾는 재미도 쏠쏠.

괴물

골방/영화관2006. 7. 30. 04:29

한남대교를 매일 건너 다녀야 했던 작년 내내,
그 밑에서 촬영하고 있을 그들을 상상하며 기다렸었다.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다리를 건너는 배두나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섹시포스를 내뿜는 박해일의 모습을 그려보거나, 머리를 막 쥐어짜내고 있을 봉준호의 모습도 떠올리면서..
뭐 그러면서.
한강을 쳐다보면서 가는 게 그들 덕분에 쪼끔더 즐거웠었다.

근데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기대치가 높아서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깔끔한 기분으로 나오긴 어려웠다.
(그래도 극장을 나와서 자꾸만 생각하니까 또 그래도 참 잘 만들었지 배우들도 얼마나 멋있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_-;;)

뭐 많은 사람들이 반미영화니 얘기하는 것 같지만
특별히 미국에 대한 분노의 포스인지는 모르겠다.
국가폭력, 혹은 그 이상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무엇.
그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폭력을 비꼬는 건 좋았어.
그리고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개인의 무기력함이 드러나는 것도.
게다가 그 안에서 아둥바둥 뭔가 해보려고 하는 개인들조차도 희봉아저씨의 말처럼 '위에서 바이러스 있다면 있는거지'라고 생각한다는 거, 국가폭력이라는 건 이래서 무서운거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지.
나는 영화를 보면서 대추리를 떠올렸는데,
그건 정말 실체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매우 허술하고 이유없는,
그런 국가폭력에 대한 분노 때문인가봐.

이후에 이야기들은 리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