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안녕~

take #2009. 1. 29. 05:34
이제 몇 시간 후면 일본으로 떠난다.
매번 여행을 떠날때마다 이렇게 급박하게 준비하는 것이 싫지만
이번에도 또 아무런 사전준비없이 그냥 가야할 거 같다.
마치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될 것처럼 뭔가를 하고 가려고 하지만
실은 내가 없어도 모든 것이 너무나 잘 돌아간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애써 외면할 뿐 ㅋㅋ

이번에 일본여행은
[황보출 그녀를 소개합니다]의 상영 구경이 목표다.
오사카에서 열리는 Women Makes Sister Waves in Osaka 라는 작은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
자비를 털어 비행기표를 사야하는 것이긴 해도
그래도 사실은 즐겁다. ^____________^
시크한 도시여자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을까봐
좋은 티를 잘 못 냈다.
미리 좋은 티를 냈다가 일이 파토가 났던 몇 번의 경험도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근데 사실은 참 좋다.
일본어로 번역된 그녀의 시는 어떤 모습일까, 내 내레이션은 어떨까, 그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볼까, 너무너무 궁금하고 보고싶다.
어릴 때 '커리어우먼'하면 선그라스를 벗으며 공항에 나타나는 이미지를 연상했다.
몹시도 글로벌하게만 느껴졌던 그 모습.
나는 비록 조낸 초췌한 얼굴로 어리버리하게 고개를 내밀며 공항에 나타나겠지만
그래도 글로벌은 글로벌이니까 ㅎ

가서 개청춘도 홍보하고, 반이다도 자랑하고 그러고 올테다.
음, 이건 뭐랄까, 일종의 비지니스 트립? 캬캬캬
핑계삼아 실컷 놀다가도 올테지만 가방에 가득한 문서더미를 보니 맘 편히 놀수만은 없겠구나 싶다 ㅋㅋ 그래도 놀긴 놀아야지. 맘 불편하더라도.

자랑하고 싶었다.
아유. 속이 다 시원하네 크크.

그럼, 안녕!

여행

골방/사진관2009. 1. 14. 02:27
어쩌다 이달 말에 또 여행을 가게 되었다.
남아서 졸라게 일할 반이다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나에게는 여하튼 중요한 기회니까 - 라고 뻔뻔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도착할 곳은 오사카.
열심히 일본어 공부한 것이 쓸모가 있을까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얘기해보는 것은 재미있을 것이다.
룸메는 내가 이야기를 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수다쟁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수다스런 내가 좀 싫을 때가 만타능;;
특히 딴 사람 얘기를 참하게 못 듣고 막 끼어들면 밉다... 미운 내 자신..

네덜란드에 갔던 건 사진조차 어디에 있는지 못 찾겠는데
필름 스캔해 놓은 사진이 몇 장 있기에 올려본다.
올 한해는 좀더 풍성한 마음으로 사람들과 사물과 세상을 만날 수 있길.

지금 이런 거 왜 쓰냐면;
할 일이 있는데 너무 하기 싫으니까.. 혹은 너무 못하겠으니까? ㅎ


로테르담에서 아마 헤이그로 가던 기차 안인 듯, 건성으로 얘기를 듣는 내가 보인다;
이야기 중인 사람은 결혼을 며칠 앞둔 Erika씨.


영어가 싫다며 맞은편에 앉아 한 시간 동안 창 밖을 바라보던 룸메 ㅎ

부산영화제에 다녀왔다.
2001년부터 매년, 매번 다른 사람들과 영화제에 갔었다. 새벽 기차에 내려 길바닥에 주저앉아 현장표를 기다리던 날들, 욕심을 부려 하루에 영화를 네 편씩 보던 날들, 각종 개봉영화부스들이 나눠주던 책갈피니 부채 같은 것들을 잔뜩 챙기던 날들, 만취해 해운대를 걷던 날들, 남포동의 양곱창, 딱 한번 가보았던 22층의 한화리조트, 색동이불이 놓여있던 남포동의 오래된 여관, 마주앉은 사람이 너무 가까워서 놀랐던 부산 지하철, 광안리에서 먹던 오도리, 바닷가..
영화제는 점점 재미없어져 가지만, 멀티플렉스의 깔끔함이 때로는 서운하지만,
그래도 참 많은 기억이 있구나. 거기에.

오늘은 영화 안 보고 바닷가에서 팔딱거리며 놀았다.
날이 참 좋더라.

이번 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하게 된 깅과 넝쿨이 참 멋져보였다. 은근한 긴장, 설렘, 그런 자극들은 사람을 살랑살랑 성장하게 하는 거 같다. 막 성장하고픈 깅님, 어른이 되고 싶어하던 넝쿨, 다들 바람대로 살고 있는 듯. 아주아주 축하한다. 으흐흐.

성장욕구가 밀려오는 요즘, 영화도 술자리도 즐거웠던 푸산. 늘 오버하고 말 많은 내가 좀 부끄럽지만 뭐 그게 나인 걸;; 내일은 영화들을 좀 곱씹어봐야겠다.

안녕 푸산.





이번 여행 목표 중 하나.
싼 값에 드레드 하기.
그리고
카오산 거리 노점에 앉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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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플 줄 알았다면...
정말 안 했을 거야...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는 나.

무사귀환

골방/사진관2008. 5. 5. 02:14
뭐 며칠 아니었지만 잠깐 국경을 넘어-
갔다가 돌아왔음.

안 그래도 까만 피부는 더욱 까매졌고
머리는 지랄 났고
선물 비용으로 여행 경비보다 많은 돈을 써버렸고
여전히 피곤하지만,

잘 돌아왔음-
즐거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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