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어쩌다보니 '사장님'들 모이는 자리에 가서 하루 종일을 앉아있게 됐다.
음식점을 창업하려면 '의무적'으로 꼭 들어야 한다는 교육.
그 자리가 고역인 사람들을 모아 놓고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떠들어대던 자리.

가자마자 커다란 강당 안에 좌우를 나눠 남녀를 번호순대로 앉히더니
정말 몇 년 만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근데 그 중간에 말이 좀 바뀌었더라 ㅎㅎ)


따로 앉아있던 남녀
번호순 배열
국기에 대한 경례

각종 강의들

이사하기 9시간 전.
아직 짐도 다 못 쌌고 이 곳도 엉망이고 계획했던 촬영도 못했지만

어쩐지 인사를 해야할것만 같은 기분.

이로써 3년간 4회의 이사 달성!

새 집에서의 행운을 빌어줘!~후훗

결국 또 새벽이다.
일주일째 병원에 못 갔고 손목의 시큰거림은 심해졌다. 쓸데없는 욕심이나 책임감들이 내 몸을 좀먹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몸은 내 머리나 마음보다 정직한 편이니까.

하루종일 딴짓 별로 안 하고 일했는데도 모니터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의 할 일 목록에는 줄이 그어진게 두 개 뿐이다. 대체로 집중해서 해야하는 것들이라 그런가 쉽게 일들이 진행되지 않는다.

오늘 친구 Erika씨랑 그녀의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재미있는 사진 작가를 알게됐다.
'포즈' 없이 웨딩 사진을 찍는 사람인데,
이 디지털 시대에도 오로지 필름 사진만 찍는다고 한다.
웹사이트에서 사진들을 봤는데 재미있다.
드레스를 차려입고 평소에 하지 않는 화장을 곱게 한, 멋지구레한 배경들 속에서 찍는 전형적인 웨딩 사진들도 나름 재밌겠지만
난 이 사진들이 좋다.
난 사진을 잘 찍는 편은 못 된다. 지난 번 노인교육을 할 때 사진을 잘 찍으려면 관찰을 잘하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수십번도 더 얘기했으면서도, 난 정말 기다릴줄을 모른다. 사진만이 아니라 대부분에 것에 그렇지만, 갖고 싶은 건 가져야 하고 그 순간 하고 싶은 건 해야 한다. 이야기도 참을 줄 모르고 사진을 찍으면서도 기다릴 줄 모른다. 그녀의 사진들에는 기다림이 있다. 사진을 보면 그냥 적확한 어떤 순간에 찍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걸 찍기 위해서 그녀는 사람들을 수없이 관찰하고 기다렸을 것이다.
그 사진들도, 그걸 찍을 수 있는 사람도 부럽다.
성격 급한 것도 살면서 고쳐질 수 있는 건가? 흠...

방금까지 짜증이 잔뜩 나있었는데
주절주절 하니 기분이 풀렸다.
대체로 짜증은 남 탓을 하게 되는데 사실 내가 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될 일이다. 어차피 지금 어떻게 바꿀 수 있는 일들도 아니고 화를 낼 수도 없는 일이다. 그냥 조급한 내 탓인 거지-

하음-
이사 준비도 바빠야 하는데 이사짐 싸야할 내 방에 이불도 안 갰다.
그건 언제 하나...
언능 언넝 2월이 오면 좋겠다!
앗 디비디 완료!
이제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