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무언가 갖고 싶은 게 생기면 막 견딜 수 없어진다. 그렇게 해서 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산 것도 금세 흥미를 잃고 마는 것이, 그야말로 그냥 욕심인 셈이다. 요즘 욕심 1,2위를 다투는 것은 아이폰과 디지털 카메라인 gf-1. 이틀에 한 번은 검색을 하고 있다. 집에 있는 카메라를 팔까 하고 알아보니, 아직 25-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오. 룸메는 박스 풀셋으로 보관하기 때문에 중고로 팔기에 좋다 ㅎㅎ
오늘도 돈 들어온 일이 있어서 당장 쇼핑몰 구경. 그래봤자 사지는 못한다. 예전에는 좋아하고 사고 싶은 것들이 비싸봐야 십만원 안짝의 것들이어서 에라 모르겠다 지를 수도 있었는데 요즘 욕심내는 것들은 백만원을 넘기는 것도 있으니 충동구매도 쉽지 않다. 앞으로 돈 들어갈 일이 많겠다는 걱정도 한몫하고. 오늘 청소하다가 독립영화 계간지에 독립영화인들의 경제관념과 결혼 등등 이야기가 실린 걸 읽었는데.... 적게 버는 것과 물욕의 딜레마는 꽤 오래 지속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ㅎ
어쨌든 이번달 통장은 풍요롭다. 작년에 부은 적금이 들어오고, 룸메는 계절학기로 선방을 날려 방학비수기를 넘겼고, <개청춘>의 상영비도 들어와서 마이너스 통장을 0으로 만드는데 성공;; 역시나 이런 시점의 소비는 무리겠지? ㅎ

요즘 야옹이가 발정기다. 아옹아옹 울어대는 탓에 잠을 푹 잘 수가 없다. 자면서 뭔가 힘든 꿈을 꾸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몸이 무거워서 일어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도 수영 가려고 발딱 일어났다. 원래 수영 가기 전에 물이나 한 잔 먹고 가는데, 오늘 일찍 일어난 김에 밥이나 먹자 해서 된장국에 말아 밥을 먹었더니 수영하는 내내 힘들었다.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는 교훈 1번.
어제 새로 생긴 작업실에서 진득허니 앉아서 기획서 작업을 했다. 뭐 그래봤자 진도는 별로 안 나갔지만, 쭉 생각을 정리해보고 대강의 목차를 잡는 시간이었다. 평소 같으면 파일을 메일로 보내놓았겠지만, 어제 오랜만에 유에스비를 찾은 김에 유에스비에 저장해두었다. 평소 같으면 유에스비를 주머니에 처박았겠지만, 소중하게 생각하려는 마음에 핸드폰에 달아두었다. 그리고 오늘..... 수영하고 집에 다녀오기 시간이 애매해서 약속장소에 먼저 와서 작업을 더 하려고 핸드폰을 바라보니..... 매달려있는 것은 젠더뿐...... ㅠ 어디갔니- 유에스비야...흑흑.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그러면서 중간에 어디 떨어졌나보다. 프린트 해 놓은 게 있으니 내용이야 다시 타이핑하면 된다해도... 누가 주워서 볼까 무섭다 ㅠ 아쪽팔;; 거기다 공인인증서랑 뭐 그런 것도 다 들어있는데 쩝.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 2번.
그래서.. 프린트한 거라도 꼼꼼하게 보자, 생각했는데.... 어제 가방 바꿔서 들고 나오는 바람에 가방에 연필이나 펜 종류가 하나도 없다!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필기도구 없는 거 너무 불편하다구..ㅠ 맨날 똑같은 가방 가지고 다니다가 완전 오랜만에 바꿨는데...ㅠ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 3번.
그래서, 작업에 대한 열정을 잃고 까페에 앉아있는 지금. 블로그에 하소연이나 하는 중...

기억할 게 많은 날이니 짧게라도 기록하기.
새벽 5시부터 부랴부랴 집을 출발해 광주 도착.
시트콤 같았던 시상식 - 수익의 극대화, 극한의 원가절감!
맛있는 점심과 오랫만에 엄마랑 따땃한 커피숍에서 수다.
다시 부랴부랴 4시차를 타고 서울로 서울로.
그들이 사는 세상 대본집을 읽으면서 옴.
중간에 잠들어있는 룸메가 너무 예뻐서 문자를 보냄 ㅎ
용산역에서 쌀국수와 레드망고 아스크림 섭취.
집까지 다시 한시간 반.
이것저것 정리하니 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