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집에 와서는 작업실에서 하던 일을 잘 하지 못한다. 어디 도서관에라도 가거나 앞에 커피숍 같은데라도 가면 모를까.
집이 커지니까 다른 할 일들이 많아진 것도 하나의 이유고, 컴퓨터를 바꾸면서 맥과 윈도우가 호환되지 않는 것들 때문에 (한글파일로 하는 작업이라든가) 안 하게 된 것도 있고, 여하튼 그래서 주말이 또 갔다. 어제는 낮술에 이어 저녁술까지 거하게 드시는 바람에 으히히히 거리다 언제 잠든지도 모르게 잠들어버렸고, 아침에 일어나서 완전체 연아를 감상하면서 그 직후에 나온 다른 선수에게 감정이 이입되어 슬퍼져버렸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조건이 필요한 것이로군.
순두부찌개를 해 먹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밀린 설거지 하고, 화분에 물을 주고 그러고 나니 시간이 오후 4시가 넘어간다. 어제 이불 진드기제거를 하다가 핸드폰을 같이 넣고 돌려버려서 사실은 이 참에 새 걸로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게 왠일인지 그 뜨거운 곳에 들어갔다 나와도 너무나 멀쩡하신거다, 이 녀석은. 그치만 잘 됐지 뭐. 지금 내 통장 잔액은 .... 1500원인 걸 ㅎㅎ
저녁은 부대찌개를 해 먹었다. 햄이랑 소시지랑 두 종류나 넣고 제대로 사리면도 넣어 먹었다. 게다가 냉장고 재료 없애기 프로젝트에 힘입어 낮에 열심히 멸치볶음과 오징어무침, 달래+상추무침 등등을 해 놓은 덕분에 푸짐한 저녁상이 되었다. 그런데 너무 푸짐하게 먹어서 먹고 잠이 들고 말았다....는 것. 이번주 분장실의 강선생님을 꼭 보고 싶었는데- 일어나보니 틀어져있던 티비에서는 천추태후가 나오고 있다;;
이왕 이렇게 된거! 하며 벌떡 일어나 이것저것 치우는 것을 마무리하고
낼 아침에 먹을 김밥을 쌌다. 욕심내서 이것저것 넣다보니 열 줄이나;; 두 줄은 먹어치우고 아침용으로 여덟줄이 남았다.
많지 않다구 이 정도. ㅎ 김밥 싸서 남산에서 맥주랑 먹으면 참 좋겠네.

주말에 영화보려고 했던 것도 못 보고, 마무리하려고 했던 다른 일도 못하고
그래서 기분은 루저지만
음식을 잔뜩 먹어 행복한 나의 위...

다시 또 한 주의 시작.

낮술

커피와 **2009. 3. 28. 16:43

아아아 맛있구나 낮술은
예상보다 일찍 생리를 하게 된 통에 나가기로 했던 거 포기하고 집에서 뒹굴.
설거지하기 너무 귀찮아서 집앞에서 쭈꾸미를 사 먹으며서 한 잔.
캬.
청소 빨래 설거지 할 일이 많은데에 캬아-
요즘 술을 너무 먹는다고 룸메에게 타박을 들었다. 재활용 쓰레기에 맥주캔이 그득그득=3
やっばりビールが一番!
밤에는 맥주, 낮에는 소주 ㅎ

3월이 다 가버렸네.

매주 목요일마다 비가 온다.
이상한 일이다.
같은 공간으로 이동해야만 하는 목요일. 비를 맞거나 우산을 들거나, 이상하게도 목요일마다.
긴긴 길을 지나 집으로 돌아와 다시 ビール!

잠깐 심통도 부려보았다.
ありのままの君が好きだ。
그래. 그런 말이 자꾸만 듣고 싶은 거지.
뭔가에 지쳐 여기에 뭔가를 쓰기도 힘들어진 나날들.

그리고.
어떤 사람의 얼굴이 자꾸만 생각나 삶에 대한 불평조차 하지 못할 거 같은 밤.
3월은 몇 번이고
이렇게, 내게.

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