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수상한 룸메이트 +17
인터넷을 하지 못한 일주일은 나에겐 길었는데
정신없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별로 길지 않았을지도.

엄청나게 많은 일주일간의 정보량을 아직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음.

여행과 영화제 모두 즐거웠고,
조만간 사진을 업데이트..

그나저나 네덜란드 여행의 사진을 분실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됨...어디갔니...흑


요즘엔 수키 사진을 찍을 틈이 없어서
일-이주전 사진들을 찾아봤는데
요녀석 그 새 더 컸구나!

지금은 더 똘망똘망하고 더 호기심 만땅!
다른 거 보다 밥상에 자꾸 올라와서 큰일인데
순딩이 주인은 제 손을 깨물든, 밥상에 올라오든 크게 혼내지 않는단 말쌈.
그래서 온 집안이 난장판이야요.

수키야- 조금만 진정하면 안 되겠니~

돈 먹는 기계네 뭐네 하면서 투덜거리는 룸메는
사실 욘석에게 꼼짝도 못하고 손을 물리고 있습니다요.
손 대신 물라고 사다준 공은 거들떠도 안 보고...흑




데이트

수상한 룸메이트2008. 10. 19. 01:45
오래된 연인에서 룸메이트로의 변화 중 가장 큰 건
데이트라고 불릴 만한 걸 별로 하지 않게 된다는 거다.
돈 없으니까 집에서 밥 먹고 집에서 술 먹고 집에서 영화보고 집에서 게임한다.

강남이나 이태원도 디게 가까운데 살면서 잘 나가지도 않고
그나마 가끔 가는게 명동. 그리고 서울역 롯데마트;; 요즘엔 그나마도 안 간다.
생활의 조력자로 한 집에 산다는 건 편안하고 좋은데 로맨틱하지는 않은 듯.

그래서 오랜만에 룸메를 꼬셔 데이트를 했다.
생일 이브 기념으로 이태원에 가서 외식을 하고
손 꼭 잡고 산책도 했다.
음식은 비쌌지만 서빙하시는 분들의 얼굴과 스타일이 훈훈하여 마음도 훈훈.
그리고 제법 맛은 좋았던 편.
우리가 갔던 곳은 홍석천이 운영하는 '마이타이'라는 태국 음식점인데
특별히 비싸야 할 이유는 전혀 모르겠으나;; 우리가 외식의 기분을 내기에는 좋은 곳이었다.

요즘은 요리에도 흥미를 잃어서 밥도 잘 안 해먹는다.
내일은 깨끗이 집을 치우고 장 볼거리도 정리하고 맛있는 요리를 해 먹어야지.
그리고 소화시킬 겸 손 꼭 잡고 남산길을 걸어야겠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저녁 남산-

후후
여기까지 염장질-


못난이

수상한 룸메이트2008. 10. 6. 03:19
못난이는 수키가 아니라 나.
엄뿔에서 백일섭이 그랬다. 못생긴 마음을 버리라고. 컴플렉스, 그게 마귀라고. 온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인 너를 아끼고 사랑하라고.
뻔한 말인데 눈물이 났었다.

못생긴 내 마음이 좀더 예뻐지길.
수키의 자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조금씩 예뻐질 거 같다. 히.

(곤냥이들은 꼭 이렇게 낑겨서 자는 걸 좋아하드라)

- 디카(캐논 g7)로 찍은 것인데 화질이 괜찮다. 컬러액센트라는 기능을 이용했는데, 특정 색만 보이고 나머지는 흑백으로 보이는 기능 +_+
- 가까이 찍어서 수키가 되게 커 보이는데, 진짜 손바닥만한 아기곤냥이!

만남

수상한 룸메이트2008. 10. 4. 00:38
사실 조금 울적했던 날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일도 크게 만들어서 나를 공격하는 나 때문에.
그렇지만 지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새 친구가 생겼거든.


곤냥이 자석을 가진 라브가 (이번 경우에는 라브의 남자친구가) 오늘 발견한 길냥씨.
고맙게도 내게 연이 닿아주었다.
그래서 빈집에도 처음 가 보고, 퉁퉁 부은 눈으로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녀석도 만날 수 있었다.
아주아주 자그마한 녀석이다. 그런데 은근히 호기심도 많은 거 같구.

이름을 뭘로 지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수키'로 낙점. (숙희가 아니라 수키임 ㅎ)
나와 룸메의 완소 드라마 길모어 걸스에 나오는 수키처럼 착하고 이쁘게 자라라고 지어주었다. (첨에 룸메는 누렁이라는 이름을 주장했;;)
집에 와서는 계속 자고 있다. 심지어 손가락 가지고 장난치며 놀던 중간에 잠이 들고 말았다는;
감기 든 건가 싶어 약간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잘 자니 다행이다.

반가워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