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러운 소녀 시절

기념

수상한 룸메이트2010. 2. 4. 17:37


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는 걸 좋아한다.
나중에 모아서 보면 꽁돈 같기도 하고, 워낙 뭐든 잘 흘리고 다니니까 모아두는 것도 좋고.
동생이랑 자취할 때부터 쓰던 커다란 하이네켄 저금통.
동생이랑 첫 해에 모은 돈이 17만원이었고
그걸 적립식 펀드에 (그 때 딱 한 번밖에 입금을 못 시켰지만;) 넣어서 2년 후 30만원으로 찾았던 ㅎ
룸메와 살면서도 동전을 모았다.
첫 해에는 12만원 정도.
올해는 10원짜리까지 다 해서 15만원이란다.
아래 사진이 루씨에서 이사를 하기 직전에 저금통을 깨서 돈을 세던 때인데,
저 때의 수키는 참 조그마하구나.
지금 수키는 무지무지 커졌다.
우리들도 어딘가, 그만큼 자랐겠지?

우리들의 2주년 기념식은 돈 세는 것으로 마무리.

무언가 갖고 싶은 게 생기면 막 견딜 수 없어진다. 그렇게 해서 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산 것도 금세 흥미를 잃고 마는 것이, 그야말로 그냥 욕심인 셈이다. 요즘 욕심 1,2위를 다투는 것은 아이폰과 디지털 카메라인 gf-1. 이틀에 한 번은 검색을 하고 있다. 집에 있는 카메라를 팔까 하고 알아보니, 아직 25-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오. 룸메는 박스 풀셋으로 보관하기 때문에 중고로 팔기에 좋다 ㅎㅎ
오늘도 돈 들어온 일이 있어서 당장 쇼핑몰 구경. 그래봤자 사지는 못한다. 예전에는 좋아하고 사고 싶은 것들이 비싸봐야 십만원 안짝의 것들이어서 에라 모르겠다 지를 수도 있었는데 요즘 욕심내는 것들은 백만원을 넘기는 것도 있으니 충동구매도 쉽지 않다. 앞으로 돈 들어갈 일이 많겠다는 걱정도 한몫하고. 오늘 청소하다가 독립영화 계간지에 독립영화인들의 경제관념과 결혼 등등 이야기가 실린 걸 읽었는데.... 적게 버는 것과 물욕의 딜레마는 꽤 오래 지속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ㅎ
어쨌든 이번달 통장은 풍요롭다. 작년에 부은 적금이 들어오고, 룸메는 계절학기로 선방을 날려 방학비수기를 넘겼고, <개청춘>의 상영비도 들어와서 마이너스 통장을 0으로 만드는데 성공;; 역시나 이런 시점의 소비는 무리겠지? ㅎ

요즘 야옹이가 발정기다. 아옹아옹 울어대는 탓에 잠을 푹 잘 수가 없다. 자면서 뭔가 힘든 꿈을 꾸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몸이 무거워서 일어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도 수영 가려고 발딱 일어났다. 원래 수영 가기 전에 물이나 한 잔 먹고 가는데, 오늘 일찍 일어난 김에 밥이나 먹자 해서 된장국에 말아 밥을 먹었더니 수영하는 내내 힘들었다.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는 교훈 1번.
어제 새로 생긴 작업실에서 진득허니 앉아서 기획서 작업을 했다. 뭐 그래봤자 진도는 별로 안 나갔지만, 쭉 생각을 정리해보고 대강의 목차를 잡는 시간이었다. 평소 같으면 파일을 메일로 보내놓았겠지만, 어제 오랜만에 유에스비를 찾은 김에 유에스비에 저장해두었다. 평소 같으면 유에스비를 주머니에 처박았겠지만, 소중하게 생각하려는 마음에 핸드폰에 달아두었다. 그리고 오늘..... 수영하고 집에 다녀오기 시간이 애매해서 약속장소에 먼저 와서 작업을 더 하려고 핸드폰을 바라보니..... 매달려있는 것은 젠더뿐...... ㅠ 어디갔니- 유에스비야...흑흑.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그러면서 중간에 어디 떨어졌나보다. 프린트 해 놓은 게 있으니 내용이야 다시 타이핑하면 된다해도... 누가 주워서 볼까 무섭다 ㅠ 아쪽팔;; 거기다 공인인증서랑 뭐 그런 것도 다 들어있는데 쩝.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 2번.
그래서.. 프린트한 거라도 꼼꼼하게 보자, 생각했는데.... 어제 가방 바꿔서 들고 나오는 바람에 가방에 연필이나 펜 종류가 하나도 없다!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필기도구 없는 거 너무 불편하다구..ㅠ 맨날 똑같은 가방 가지고 다니다가 완전 오랜만에 바꿨는데...ㅠ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 3번.
그래서, 작업에 대한 열정을 잃고 까페에 앉아있는 지금. 블로그에 하소연이나 하는 중...

기억할 게 많은 날이니 짧게라도 기록하기.
새벽 5시부터 부랴부랴 집을 출발해 광주 도착.
시트콤 같았던 시상식 - 수익의 극대화, 극한의 원가절감!
맛있는 점심과 오랫만에 엄마랑 따땃한 커피숍에서 수다.
다시 부랴부랴 4시차를 타고 서울로 서울로.
그들이 사는 세상 대본집을 읽으면서 옴.
중간에 잠들어있는 룸메가 너무 예뻐서 문자를 보냄 ㅎ
용산역에서 쌀국수와 레드망고 아스크림 섭취.
집까지 다시 한시간 반.
이것저것 정리하니 1시.

화요일

월화수목금토일2010. 1. 5. 23:14
일하기 싫으니 괜히 계속 딴짓만 열심이다.

올해는 열심히 기록하는 한 해로 만들려고 하는데
5일밖에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서도 그동안 뭘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오늘은 수제비와 부추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도서관에도 갔고
다른 블로그에 자랑질도 좀 했다.
어제는 수영을 오늘은 요가를.
아침 일찍 나가는 룸메 덕분에 나도 덩달아 일찍 일어나는 중이다. 오늘은 부지런히 이것저것 밀린 일들을 하려고 했는데 밍기적거리며 트위터와 다른 사람들 블로그와 연예기사 등을 클릭하느라 하루가 다 가버렸다.
자꾸 잉여의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뭐 꼭 나쁜가 싶다가도 통장 잔고와 어울리지 않게 큰 집을 보고 있으면 한심스럽기도 하다.

시속 세 줄로, 오늘이 마감인 원고를 쓰는 지금 이 순간.
과연 자정을 넘기지 않고 메일을 보낼 수 있을까?
마감을 못 지키는 건 참 싫은데, 엉망이더라도 마감은 지키자던 나의 결심은 요즘들어 흐물흐물흐물해져있다.

내일은 춥더라도 오랜만에 외출감행!
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