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 투표?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7. 12. 20. 18:30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것에 대해 말이 많은 것 같다.
열정적이고 세상을 바꿔야 할 20대들이 최소한의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대부분인 듯하다.
그치만 좀 우습다고 생각한다.
투표는 권리지 의무도 아닌데다가
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찍어야 한다, 투표 안 한사람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말할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건 투표가 내 의견을 사회에 개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누군가가 말했듯이 투표는 그야말로 가장 '손쉬운' 방법일 뿐이다.
주관식도 아니고 놓여진 선택지 중에 그나마 나은 놈을 찍는, 하루에 몇 분만 투자하면 되는 손쉬운 정치참여.
투표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다른 일들에는 입 닫고 아무 행동도 안 하던 사람들이 투표 한 번 했다고 투표 안 한 20대들을 싸잡아 욕하는 건 우습다.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정치참여도 할 수 없다는 것도 우습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됐으니 이 사회가 더 나빠지고 각박해질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누가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좋아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대통령 한 명이 세상을 나쁘게 바꿀 수 있을지는 몰라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 화가 났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투표하지 않은 20대들을 욕하는 그 사람들이, 앞으로 그의 임기 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행동을 하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열정적이고 세상을 바꿔야 할 20대들이 최소한의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대부분인 듯하다.
그치만 좀 우습다고 생각한다.
투표는 권리지 의무도 아닌데다가
차선임에도 불구하고 찍어야 한다, 투표 안 한사람은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말할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건 투표가 내 의견을 사회에 개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누군가가 말했듯이 투표는 그야말로 가장 '손쉬운' 방법일 뿐이다.
주관식도 아니고 놓여진 선택지 중에 그나마 나은 놈을 찍는, 하루에 몇 분만 투자하면 되는 손쉬운 정치참여.
투표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다른 일들에는 입 닫고 아무 행동도 안 하던 사람들이 투표 한 번 했다고 투표 안 한 20대들을 싸잡아 욕하는 건 우습다.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정치참여도 할 수 없다는 것도 우습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됐으니 이 사회가 더 나빠지고 각박해질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누가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좋아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대통령 한 명이 세상을 나쁘게 바꿀 수 있을지는 몰라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 화가 났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투표하지 않은 20대들을 욕하는 그 사람들이, 앞으로 그의 임기 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행동을 하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대선 단상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7. 12. 19. 22:34
몇 달간 시끌거리던 대선이 드디어 끝났다.
누군가의 말처럼 누가되든 뭐 그리 크게 달라질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안 됐음 싶은 마음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다.
아침부터 4시간의 힘든 촬영을 마치고 인천에서 집으로 가는 길
투표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졸립기도 엄청 졸립고, 며칠 집에 안 들어간 짐에, 카메라에 삼각대에, 얇은 옷, 추레한 몰골 등은
사람들로 벅적거릴 것이 뻔한 시내에 가기 싫은 여러가지 요인이었지만
촬영이라도 하자, 하는 굳고도 훌륭한 마음으로 선거 장소에서 내렸다.
투표용지를 받아들고도 도대체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정말 용기있게 너네 다 싫다- 하고 짱돌을 들자- 라도 적어놓고 나와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약해진 마음에 '비난적 지지'를 택하고 말았다.
투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낮았던 오늘,
대학로 거리는 젊은 인파들로 넘쳐났고
나는 종종 들르는 커피숍에서 잠깐 잠을 청했다. 마음이 피곤했다.
이번 선거는 평가의 선거다.
앞으로 잘 할 후보를 뽑는다기 보다 지금까지의 정권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에 대한 평가.
그 평가의 날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으로 표시됐다는 것은 안습이지만
그만큼 사람들은 질려버린 것이다.
나름대로 진보쪽에 기울어 있었던 서울조차 50%가 넘는 지지를 이명박에게 바친 것을 보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를 지지한다는 사람들은 40%가 넘었다.
예전에 비폭력 대화 워크샵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얘기는 수단을 나의 욕구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돈은 수단이고, 그 돈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근본적인 욕구다. 돈은 방에 쌓아놓고 싶은 것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안정적인 공간에서 생활 할 수 있고, 여유있게 웃을 수 있고, 뭔가 배울 수 있는 내 삶을 위해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그 이름도 지겨운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돈을 목적으로 만드는데 너무나 주력하고 있고, 그게 우리에게도 꽤나 먹혀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선거다.
정동영은 그래도 30% 가까운 득표를 했으니 또 당을 차리네 어쩌네 특검을 해서 재수사를 하고 재선거를 하네 어쩌네 나리를 칠테지.
권영길, 그 3%도 안 되는 지지율이 그에게 향한 것도 아니요, 민노당 자체를 향한 것도 아닌 '비난적 지지'라는 데에도 반성해야 할 거다.
1%도 안 나온 이인제는 이제 제발 닥치고 꺼져야 할 거고
문국현은 그 정도 지지율 가지고 당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정당정치 자체를 다 없애버리겠다던 허경영은 뭘 할지- 유일하게 궁금한 후보.
오늘 투표소 앞에서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을 한참 찍었다.
오가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투표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 종로구였지만
그래도 대충 잠바 입고 츄리닝 입고 나온 사람들이 어째 좀 너무 훈늉한 거 같아서 ㅎ
여하튼 끝났으니 이제 뉴스 끄고 살아야지.
누군가의 말처럼 누가되든 뭐 그리 크게 달라질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안 됐음 싶은 마음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다.
아침부터 4시간의 힘든 촬영을 마치고 인천에서 집으로 가는 길
투표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졸립기도 엄청 졸립고, 며칠 집에 안 들어간 짐에, 카메라에 삼각대에, 얇은 옷, 추레한 몰골 등은
사람들로 벅적거릴 것이 뻔한 시내에 가기 싫은 여러가지 요인이었지만
촬영이라도 하자, 하는 굳고도 훌륭한 마음으로 선거 장소에서 내렸다.
투표용지를 받아들고도 도대체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정말 용기있게 너네 다 싫다- 하고 짱돌을 들자- 라도 적어놓고 나와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약해진 마음에 '비난적 지지'를 택하고 말았다.
투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낮았던 오늘,
대학로 거리는 젊은 인파들로 넘쳐났고
나는 종종 들르는 커피숍에서 잠깐 잠을 청했다. 마음이 피곤했다.
이번 선거는 평가의 선거다.
앞으로 잘 할 후보를 뽑는다기 보다 지금까지의 정권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에 대한 평가.
그 평가의 날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으로 표시됐다는 것은 안습이지만
그만큼 사람들은 질려버린 것이다.
나름대로 진보쪽에 기울어 있었던 서울조차 50%가 넘는 지지를 이명박에게 바친 것을 보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를 지지한다는 사람들은 40%가 넘었다.
예전에 비폭력 대화 워크샵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얘기는 수단을 나의 욕구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돈은 수단이고, 그 돈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근본적인 욕구다. 돈은 방에 쌓아놓고 싶은 것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안정적인 공간에서 생활 할 수 있고, 여유있게 웃을 수 있고, 뭔가 배울 수 있는 내 삶을 위해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그 이름도 지겨운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돈을 목적으로 만드는데 너무나 주력하고 있고, 그게 우리에게도 꽤나 먹혀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선거다.
정동영은 그래도 30% 가까운 득표를 했으니 또 당을 차리네 어쩌네 특검을 해서 재수사를 하고 재선거를 하네 어쩌네 나리를 칠테지.
권영길, 그 3%도 안 되는 지지율이 그에게 향한 것도 아니요, 민노당 자체를 향한 것도 아닌 '비난적 지지'라는 데에도 반성해야 할 거다.
1%도 안 나온 이인제는 이제 제발 닥치고 꺼져야 할 거고
문국현은 그 정도 지지율 가지고 당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정당정치 자체를 다 없애버리겠다던 허경영은 뭘 할지- 유일하게 궁금한 후보.
오늘 투표소 앞에서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을 한참 찍었다.
오가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투표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 종로구였지만
그래도 대충 잠바 입고 츄리닝 입고 나온 사람들이 어째 좀 너무 훈늉한 거 같아서 ㅎ
여하튼 끝났으니 이제 뉴스 끄고 살아야지.
두통
호어스트의 포스트잇2007. 12. 19. 01:05
며칠째 비슷한 강도의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시달린다는 표현이 맞을까 싶기는 하지만 이 지끈지끈한 기분은 머리 마사지나 맑은 공기 마시기 정도로는 잘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원인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내 삶이 피폐함이 느껴진다.
몇 년간 아픈데도 뽑지 않고 있는 사랑니? 컴퓨터만 4대인 공간에서의 생활? 과식? 담배? 안 씻음? 대선?
원인 자체가 피폐하다기보다 해결할 수 있는 원인이라는 것이 피폐하다.
며칠 전에는 치과에 가는 꿈을 꿨는데 치과 의사가 나보고 이렇게 될 때까지 왜 치과에 오지 않았느냐며 타박했다. 심지어 나는 이를 안 닦고 치과에 가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는 간호사의 타박도 함께 들어야 했다. 결국 내가 치과에서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물리적인 아픔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인 것이다. ㅋㅋ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들은 물을 많이 마시기만 해도 그 지수가 많이 낮아진다고 한다.
스펀지에서 그 내용을 본 직후 나는 하루 2리터 물 마시기에 도전 중이다.
나처럼 물을 안 마시던 인간에게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플라시보 효과처럼 물을 마실 때마다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낀다. 아놔 난 정말 단순한 인간인듯-
며칠을 함께 보내고 있는 윤옥과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빈틈을 보여도 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천지차이다. 요즘 나의 빈틈은 흐르고 넘쳐서 그것을 숨기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때로 배려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은 종종 타인에게 강요를 하게 되는데, 그런 순간들을 견디기 점점 어려워 짐을 느끼고 있다. 당신에게 좋다고 해서 나에게까지 좋은 건 아니라고! 하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런 것들이 눈에 띠는 것은 결국 내가 그런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배려가 진정한 배려인 것을.. 열심히 배려랍시고 해 놓고 상대가 몰라주거나 오해하면 서러워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성폭력 가해자의 모습을 닮았다.
으 머리야..
심지어 내일은 대선이다.
옳지 않은 후보들 10명 가운데 한 사람을 찍어야 한다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그렇다고 무효표를 찍으려니 이름도 올리기 싫은 명태가 될까봐 머리가 터지겠다.
어- 깅왔다 잇힝
원인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내 삶이 피폐함이 느껴진다.
몇 년간 아픈데도 뽑지 않고 있는 사랑니? 컴퓨터만 4대인 공간에서의 생활? 과식? 담배? 안 씻음? 대선?
원인 자체가 피폐하다기보다 해결할 수 있는 원인이라는 것이 피폐하다.
며칠 전에는 치과에 가는 꿈을 꿨는데 치과 의사가 나보고 이렇게 될 때까지 왜 치과에 오지 않았느냐며 타박했다. 심지어 나는 이를 안 닦고 치과에 가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는 간호사의 타박도 함께 들어야 했다. 결국 내가 치과에서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물리적인 아픔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인 것이다. ㅋㅋ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들은 물을 많이 마시기만 해도 그 지수가 많이 낮아진다고 한다.
스펀지에서 그 내용을 본 직후 나는 하루 2리터 물 마시기에 도전 중이다.
나처럼 물을 안 마시던 인간에게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플라시보 효과처럼 물을 마실 때마다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낀다. 아놔 난 정말 단순한 인간인듯-
며칠을 함께 보내고 있는 윤옥과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빈틈을 보여도 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천지차이다. 요즘 나의 빈틈은 흐르고 넘쳐서 그것을 숨기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때로 배려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은 종종 타인에게 강요를 하게 되는데, 그런 순간들을 견디기 점점 어려워 짐을 느끼고 있다. 당신에게 좋다고 해서 나에게까지 좋은 건 아니라고! 하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런 것들이 눈에 띠는 것은 결국 내가 그런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배려가 진정한 배려인 것을.. 열심히 배려랍시고 해 놓고 상대가 몰라주거나 오해하면 서러워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성폭력 가해자의 모습을 닮았다.
으 머리야..
심지어 내일은 대선이다.
옳지 않은 후보들 10명 가운데 한 사람을 찍어야 한다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그렇다고 무효표를 찍으려니 이름도 올리기 싫은 명태가 될까봐 머리가 터지겠다.
어- 깅왔다 잇힝